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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 나온 김무성 “과감-단호한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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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나와 허허벌판에 외로이 섰다, 호랑이에 잡혀먹히지 않을지?
문일석 발행인
2016/11/25 [09:41]
▲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상문 기자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은 김종필·김영삼과 3당합당을 했다. 당명은 자유민주당(민자당)이었다. 이 당시 김영삼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3당합당의 명분이었다. 이 명분에 따라 그는 3당합당을 결행했고, 정권을 창출했다. 김영삼 민자당 대선후보는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대통령 됐다. 호랑이=권력을 의미했다. 이 말은 인구에 회자됐다.
그런데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최근 이와 유사한 행동을 결행하고 있다. 김무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하향하자 정치적 책임론을 앞세우며 대선 불출마선언을 했다. 김영삼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 반면, 김무성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서 나오는 형국이 다를 뿐이다. 김무성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운동으로 선회했다.
지난 11월 23일, 김무성은 대선 불출마 회견에서 “저는 오늘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었던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자 합니다. 정식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권고했고, 저 역시 그간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제 이것을 내려놓고자 합니다”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정치는 책임을 질 때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부터 책임지고 내려놓겠습니다. 앞으로 국가적 위기수습을 위해 무너져 내린 헌정질서를 복원시켜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비록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이것이 위대한 대한민국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 모든 것을 다 바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보수의 위기가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면서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양극단의 정치를 배제하고 민주적 협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고 밝혔다.
김무성은 “합리적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신당창당을 시사하는 발언일 수 있다. 이후 새누리당 탈당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무성은 11월25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반기문·안철수·김종인… 누구와도 손잡을 것" 제하의 인터뷰 기사에서 "내년 대선(大選)이 의외로 빨라질 수 있다"며 "친문(親文)과 친박(親朴) 패권주의자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정계 개편을 언급했는데 연대 대상은 어디까지인가“라고 묻자 "권력을 독점, 향유하며 정치를 어지럽히고 국민에게 자괴감을 안겨준 패권주의자들만 아니면 된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 여기에 김종인 등 민주당의 비문(非文) 진영 등 누구라도 연대 가능하다. 유승민 의원 등 우리당 비박계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당연히 포함된다. 난 엄정하게 대선을 관리해서 1등 한 사람을 밀 것"이라고 답했다.
김무성 발언의 취지는 “호랑이=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일단 킹메이커론을 앞세우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에 입당하라“고 손짓했다.
김무성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서고 있다. 탄핵에 대해서는 “"반드시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할 정도이다. 여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으로서 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있어 정치생명을 건 “결행적” 시각으로 보는 게 옳을 것.
김무성은 차기 권력, 즉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을 나온 셈이다. 박근혜-문재인 세력이 아니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고 호언했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는 저격수를 자임한 것. 박근혜-문재인 세력과 정면 도전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발언이기 때문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는 김영삼은 1990년 합당-1992년 대선후보를 거쳐 권력을 차지했다. 김무성의 정치적 결행은 정치 합작(合作)을 통한 수권이 목표인 듯하다. 김무성은 무서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을 스스로 걸어 나와 허허벌판에 외로이 섰다. 과감하고 단호한 역발상이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반면에 어떻게 호랑이를 잡을지가 주목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기사입력: 2016/11/25 [09:41]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출처;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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