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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자살로 본 한국사회의 부패고리와 그 방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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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적으로 부패란‘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직을 남용하는 행위’로 정의 된다. 이것은 일반적인 부패개념 또는 협의의 부패개념에 해당한다. 광의의 부패는‘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이나 영향력을 남용하는 일체의 행위’를 가리킨다. 부패행위에 대한 유혹은 어떤 공무원이 민간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정 자원을 통제하는 직무에 종사하고 있고, 그 자원을 할당하는 데 나름의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을 때 발생하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의 위험이 낮다고 인식될수록 그 유혹은 커질 것이다. 이것을 수식으로 표현하면,‘부패 = 독점 + 재량권 - 책임’으로 나타낼 수 있다.
- 대개의 경우 부패에는 일부만이 개입할 수 있으므로 부패관계 형성에 차별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별은 관료의 경우에는 직위뿐만 아니라 어떤 직무를 담담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나타난다. 이에 반해 일반시민(기업가)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불평등이 부패개입을 제한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과적으로 부패는 경제적으로 상위의 계층에서는 새로운 부(富)의 창출 또는 축적으로 나타나며, 하위계층에서는 착취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 결과 사회 내의 경제적 불평등은 계속 심화되고 부패는 계속적으로 재생산된다.
- 부패의 폐단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경제적 불평등을 낳고 이를 영속화 한다. 둘째, 행정 서비스의 부진과 행정가격의 상승을 낳음으로써 불공정한 행정공급을 초래한다. 셋째, 정부의 예산수립 및 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왜곡시켜 예산의 합리적 배분과 효율적 활용을 저해한다. 넷째, 부패한 정부는 독점산업을 유지하거나 창출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기업의 기술, 경영혁신에 대한 노력을 약화시킨다. 여섯째, 공공부문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간의 신뢰기반을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 대개 부패는 민주주의가 덜 발전한 국가 또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경험하고 있는 국가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 한국사회의 부패는 구조적 부패, 체제적 부패, 제도적 부패, 권력적 부패, 문화적 부패로서의 특성을 나타낸다. 구조적 부패란 아주 개인적인 차원의 부패라 하더라도 그 발생 원인을 보면 한국사회가 지니는 모순과 문제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제적 부패는 부패가 조직적 차원에서 행해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도적 부패는 그것이 정기적 또는 부정기적으로 반복됨으로써 관행화되고 안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적 부패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부패가 후진적인 정치구조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것임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부패는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짐으로써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 부패의 성격을 지닌다.
- 따라서 국가 및 전 사회적 차원의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들이 필요하다. 첫째,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반부패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둘째, 무엇보다도 공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반부패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와 규준(規準)의 형성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규준의 적용에서도 공평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사회적 정보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개방되어야 한다. 셋째, 경쟁적 시장을 구축하여 부패가 발생할 수 있는 조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넷째, 시민 주도의 부패퇴치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다섯째,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엄격한 법집행의 전통이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
-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를 맞게 됐다. 바로 그 부패혐의로 조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중 자살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하다. 정치적인 자산이라고는 오로지 반부패성과 도덕성을 무기로 국민의 신임을 받고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 역시 한국의 구조적 부패고리 그물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가눌 수 없는 자괴감의 고통을 못 이기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개인의 불행이기 전에 국가적인 불행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에 종속되어 있는 구조적인 부패고리를 종식시키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고인의 죽음을 정치 쟁점화시키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가 고인(故人)의 명복(冥福)을 빈다.
오 동 추 야
출처 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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