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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강력하게 압박, 北 변화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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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혁 기자 조의준 기자
[트럼프 외교·안보 정책 설계자, 訪美 한국대표단 1시간여 면담]
- 韓·美 동맹 'vital'로 표현
정부 "한국 중시 인식 보여준것", 일부에선 "외교적 수사일 뿐"
- 북 소멸 거론한 대북 강경파
"김정은 체제 오래 둬선 안된다" 북핵 타협 없을 것 분명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소멸을 거론할 정도의 대북 강경파다. 플린의 기용은 북핵 문제에 '북한이 원하는 방식의 타협'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플린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방문단과 가진 1시간여의 면담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 능력 제거에 노력"
플린 내정자는 지난달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 핵도발에 대해 "(김정은)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며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같은 달 21일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서는 "(북한의) 핵 능력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는 플린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정보국(DIA) 국장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실태를 들여다보면서 이미 "협상은 어렵다"고 생각을 굳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DIA는 2013년 4월 그가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북한은 더 이상 핵과 미사일을 폐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국내 경제 상황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트럼프의 성향을 봤을 때 플린 내정자는 돈이 되지 않는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의 카드로 북핵 문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북한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플린의 기용으로 외교·안보정책을 두고 백악관과 국무부를 오가던 균형의 추가 트럼프 행정부에선 완전히 백악관으로 쏠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무부 장관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상대적인 비둘기파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의 핵심 안보정책 자문이었던 플린의 영향력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vital 동맹'은 외교적 수사"
한국 방문단과의 면담에서 플린이 한·미 동맹을 'vital'이라고 묘사한 것과 관련 정부 소식통은 20일 "미국이 한·미 동맹에 대해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vital'은 '핵심,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등의 뜻을 담고 있다. 이 소식통은 "한·미 동맹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사활에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가 선거 기간 중 '동맹은 계산이 안 맞으면 언제든지 깰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동맹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외교적 수사(修辭)일 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한·미 동맹을 '린치핀'(linchpin), 미·일 동맹은 '코너스톤'(cornerstone)에 비유해왔다. 린치핀은 '자동차나 마차, 수레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 코너스톤은 '건물 기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라는 뜻으로, 모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동맹'임을 나타낸다.
외교 소식통은 "플린 내정자도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철학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대북 제재 등에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한·미 FTA 등에서 청구서도 적극 내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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