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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수위에 가족 4명… 로비스트·거액 기부자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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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강인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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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엔 펜스 부통령 당선인, 크리스티 주지사는 강등당해
줄리아니·깅리치 함께 부위원장
거절하는 사람 많고 인재 풀 작아 행정부 적임자 구하기 어려울 듯
가족 정치 움직임에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개편해 발표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가족, 로비스트, 기존 정치인, 거액 기부자'가 특징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중 "대통령이 되면 로비와 월스트리트를 규제해 워싱턴의 오물을 빼내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한 인선이다.
인수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위원장으로 부위원장 6명과 집행위원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를 구성할 인물과 정책의 큰 틀을 그리고 감독할 사람들이다.
부인수위원장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 벤 카슨 존스홉킨스병원 신경외과 의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 등 6명이다. 트럼프가 막말 발언 파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공화당 지도부가 등을 돌렸을 때도 변치 않고 트럼프를 지지했던 핵심 인사들이다.
집행위원의 면면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이 트럼프 당선인의 가족이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포함됐다. 가족이 집행위원의 4분의 1이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드러났던 트럼프의 '가족 정치' 특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들은 트럼프 사업 경영도 맡고 있어 '이익의 충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도 거론되는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과 스티브 배넌 트럼프 대선 캠프 최고경영자(CEO)도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대학이 사기죄로 고소됐을 때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있는 팜 본디 플로리다 법무장관, 선거자금 모금 책임자였던 스티브 너친 듄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등도 포함돼 있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 트럼프 캠프에 거액을 기부한 헤지펀드 업계의 억만장자 로버트 머서의 딸 레베카 머서 등도 등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녀 이방카가 11일 정권인수위원회 회의를 위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에 들어서고 있다. 이방카는 이날 남편 재러드 쿠슈너, 오빠 도널드 주니어와 남동생 에릭 등과 함께 인수위 집행위원으로 발탁됐다. /AFP 연합뉴스
인수위 실무진에는 다수의 로비스트가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즌'의 로비를 맡아온 컨설턴트 제프리 아이제나흐가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선에 참여하고, 미국음료협회(ABA)의 로비스트 마이클 토레이는 농무부 인선을 담당한다.
경선 때부터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가 전격 교체돼 부위원장으로 내려앉자 의견이 분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수위가 크리스티에 충성하는 분위기가 되자 트럼프의 최측근들이 트럼프 중심으로 조직을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연방 검사 시절 쿠슈너의 아버지를 조세 회피, 불법 선거자금 등의 혐의로 수감시킨 일이 있다.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란 건 오래전부터 알려진 얘기다. 인수위 상임이사도 크리스티의 비서실장 리처드 배거에서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의 비서실장인 릭 디어본으로 바뀌었다.
펜스가 인수위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딕 체니처럼 강력한 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원 의원으로 오랫동안 정치 경력을 쌓은 펜스는 트럼프를 대신해 의회와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트럼프가 주장해온 원대한 꿈을 이루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프리버스 RNC 위원장 역시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인수위의 가장 큰 고민은 인재 풀이 너무 적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할 적임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한 번 등 돌린 사람을 다시 쓰지 않는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 반대했던 인사들도 합류를 주저하고 있다. 특히 반(反)트럼프 성명에 참여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를 꺼려 전임 행정부에 비하면 후보군이 적다고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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