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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멀리있으면 얼어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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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보는 미개한 나라를 만든 장본인들을 모두 퇴출시킬 것이다!”
문일석 발행인 ㅣ 기사입력 2016/11/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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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청와대에서 대국민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박근혜 대통령.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
청와대
권력에게는 변치 않는 속성이 있다. “권력에 너무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너무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
다”는 것이다. 이 말은 현대 한국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가? 박근혜 정권의 국정운용이 실패로
드러난 순간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너무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실감나게 들
린다. 비유이지만,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는 이들의 더러운 추락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정황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엎고 호가호위하던 최순실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 신세로 전
락했다. 박근혜 정권 4년 실세였던 소위 문고리 3인방이 민심이반 탓에 청와대에서 축출되다시피 나오
게 됐다. 안종범 같은 이는 벌써 불법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를 나오지 않고 권언(權言)전쟁을 벌이며 자리를 지켰던 우병우 민정수석도 그만 두자마자 여러
가지 비리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었던 이들의 운명의 끝은 권력에 타 죽
는(?)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그들이 저지른 비리혐의가 매일같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그런가하면
거리의 반정부 시위대는 그들의 수장인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외치고 있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만나
는 장소의 화두는 거의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박근혜 대통령이 어찌되나?”라는 우려 섞인 대화가
오간다. 국가가 아수라장이다. 지옥문이 열린 듯하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서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너무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 정치적 구조가
왜 생겨났을까? 여기에는 원인(遠因)과 근인(近因)이 있다고 본다.
▲5일, 서울 청계광장 일대의 반정부 시위군중. 주최측은 40만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브레이크
뉴스
원인(遠因)으로는 영남패권을 꼽을 수 있다. 1961년, 영남출신인 박정희 장군이 군사 쿠데타를 획책하
면서 시작된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노무현-이명박-박근혜, 이상의 전-현직 대통령이 영
남출신이었다. 호남출신은 김대중 뿐이었다. 영남패권의 마지막. 박근혜 정권은 지지율 5%대로 추락.
무참하게 무너졌다. 가을 들판에 참새 떼를 지키라고 서 있는 허수아비를 청와대에 앉혀놓아도 5%대
는 유지한다는 게 여론전문가들의 말이다. 영남인들 마저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실망했다. 머리를 내
흔드는 상황이 됐다.
권력에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 정치적 구조의 근인(近因)은 영남패권인 박근혜 정권이 주요 권력기관
의 수장에 영남인들을 모두 기용한데 기인한다. 박근혜 정권의 한때 실세였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
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들도 현 정권 실정주역이 아니던가?
몸통적 존재인 그들의 비리는 왜 숨겨지고 있는 것일까?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 너무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다”는 말에서, 그간 “권력에 너무 멀
리 있으면 얼어 죽는다”는 축에 끼인 이들이 너무 많다. 제주도인도, 강원도인도, 충청도인도, 경기도
인도, 전라도인도 이 나라의 국민들이다. 영남 이외의 유능한 인재들은 권력과 멀리 있다는 이유로 얼
어 죽는 수준에 있어왔다. 차가운 한대에서 살아야만 했다.
그런데 그렇게 긴 연륜, 영남출신들만이 득세하는 편향된 나라가 웬 말인가? 제대로 된 나라라면 국가
전 지역의 인재를 고루 등용해서 쓰는 인사 탕평책이 뒤따라야 했었다. 국가의 주요 자리를 영남인들이
독식, 장악해왔다. 박근혜 정권 몰락책임은 권력을 독차지했던 그들에게도 있다.
영남패권의 오랜 권력패악질이 얼마나 나쁜가는 박근혜 정권이 적나라하게, 그 모두를 보여줬다. 이후
의 시대에도 영남패권이어야 하는가의 의문을 모든 국민에게 알려줬다. 박근혜 정권의 철저한 실패는
지역의 고른 권력안배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했다. 박근혜 정권은 영남패권이 종식돼야 한다
는 것을 온 세상에 보여줬다.
제발, “권력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타죽고, 너무 멀리 있으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없어진 나라에서 살
고 싶다. 필자는 영혼의 진보와 역사의 진보를 믿는다. 역사의 진보는 그런 미개한 나라를 만든 장본인
들을 모두 퇴출시키고 말 것이다. 그런 연유로 오늘도, 내일도 역사의 진보를 믿을 것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발행인
출처 브레아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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