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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와 협의없이 불쑥 개각… 政局 더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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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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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녹용 기자
입력 : 2016.11.03 03:00 | 수정 : 2016.11.03 08:18
[최순실의 국정 농단]
朴대통령이 밀어붙인 '김병준 카드', 野 반발로 무산 가능성
- '호남·노무현 사람'으로 돌파 시도
靑 "참여정부 핵심인사 기용은 거국중립내각을 받아들인 것"
- 野의견 안듣고… 절차·과정이 문제
여당서도 "野에 동의 구했어야"… 무산 고려한 '사석 작전' 관측도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거국 중립내각의 취지는 담겠지만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을 야당에 주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최순실 사태'에 따른 위기 상황을 박 대통령이 주도해서 수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의 상당수 의원들도 "거국·중립 총리를 임명하자면서 총리는 물론 경제부총리까지 일방적으로 대통령이 발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수습책이 제대로 통할지 의문인 상황이 됐다.
◇'호남' '노무현 인사'가 키워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지명 발표 뒤 "참여정부 핵심 인사를 기용한 것은 거국 중립내각을 내용적으로는 받아들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 내치(內治)를 맡기고 강력한 책임총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게 대폭 권한을 넘기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를 김 후보자가 추천한 사실을 밝힌 것도 '책임총리제'를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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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盧대통령 난’ 들고 찾아간 김병준 -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4년 7월 김병준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난을 전달하고 있다.
2004년 ‘盧대통령 난’ 들고 찾아간 김병준 -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4년 7월 김병준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난을 전달하고 있다. /정양균 기자
이날 내정한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박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호남 출신인 것도 눈에 띈다. 임 후보자는 고향이 전남 보성이다. 박 후보자 역시 전남 영광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하고 광주발전연구원장 등을 지낸 야권 인사다. 이날 인사를 놓고 보면 '노무현 사람'과 '호남'이 키워드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친노(親盧) 인사와 호남 인사를 기용해 야당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노가 주류 세력이며, 국민의당은 호남을 핵심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문제는 절차와 과정
하지만 박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사전에 야당과 상의하지 않은 대목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인사는 '내용적으로는 거국 중립내각 요구를 수용하더라도 대통령의 내각 인사권을 야당에 줄 수는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총리 임명에 대해 야당을 먼저 설득하는 정치적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본인이 주도적으로 수습하고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실제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는 주장은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많이 나왔다. 더구나 국회가 여소야대(與小野大)이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면 현실적으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할 수 없다. 당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는 이날 박 대통령이 야당과 논의하지 않고 총리를 지명한 것에 반발하면서 김 후보자 임명 동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시간을 끌며 상황을 모면한 후에 국정 주도권을 쥐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노림수가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사전에 야당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사석 작전 아니냐"는 얘기까지
이런 발표 과정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일종의 '사석(捨石·버리는 돌)' 카드를 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야당의 반대로 총리 인준이 무산되는 상황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것이다. '정국 수습을 위해 노무현 정부 핵심 인사까지 기용했는데도 야당이 거부했다'는 여론이 기존 지지층들 사이에 일어난다면 상황의 일부 반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정쟁을 유도함으로써 국면 전환을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현실적으로 야당의 동의를 먼저 받는 것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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