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천헌금’ 수수 대법원의 판결로 ‘서청원’이라는 구심점을 잃은 친박연대가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사실상 배제하고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공동대표 체제에서 서 대표의 구속 수감으로 홀로 당 중심에 서게 된 이규택 친박연대 대표는 19일 향후 당의 진로 관련해 “분명한 것은 당의 해체나 와해는 없다는 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지명 친박연대 대변인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청원 대표가 비록 다른 곳에 있더라도 당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후에 다시 복귀하는 형식이 된다”며 친박연대의 실질적 존속의사를 표했다.
이 대표는 “친박연대는 박근혜 전 대표의 철학과 정체성을 이어받은 당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에) 복귀하는 것이 당연지사지만, 이번 재판결과가 워낙 비참했기 때문에 (합당 문제는) 거의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며 “설마, 설마 했지만 재판결과가 이렇게 비참하게 나왔고, 그 정치재판에 한나라당이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는 만큼 이제 독자노선 외에는 길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재판으로 한나라당에 대해 생긴 앙금을 드러내며 사실상 합당의사를 접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재판을 보면서 가슴 속에 정치보복이란 분노와 억울함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됐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 내부의 적은 없다. 외부의 적을 향해서 단일대오로 나아가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전 대변인은 친박연대가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다른 당과의 형평성 문제”라며 “다른 당도 모두 선관위에 신고된 차입금이나 특별당비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친박연대의 차입금만 공천헌금이라며 왜곡하고 다른 당의 경우는 수사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구속을 앞둔 서청원 대표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간에는 이 만남에서 향후 친박연대의 진로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을 형성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거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지 않겠다”며 답을 회피했다.
지난 14일 비례대표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 대표, 김노식·양정례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할 당시만 해도 8인에서 5인으로 슬림해진 친박연대의 합당·해체설이 솔솔 나왔다. 여기에 김을동·송영선 의원이 특히 합당에 강하게 기울며 사실상 와해분위기도 감지됐었다.
이 대표는 대법원 선고 직후인 15일에도 “친박연대에 대한 사법부의 학살이 안타깝다”며 “서대표가 이 자리에 돌아올 때까지 흔들림없이 나갈 것”이라며 당 존립·유지의사를 표했지만 큰 힘이 실리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그 후 김을동·송영선 두 의원이 명분이 약해진 합당주장을 감추었고 또 이 대표의 말처럼 ‘외부의 적’에 대한 강한 인식으로 내부결속을 다져지는 모양을 보이며 양상이 현저히 달라졌다. 게다가 이 대표의 당 존립의지도 15일 박 전대와의 만남 후 더욱 확고해지며 강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한나라당내 친박계의 신구세력분화와 친박연대간 함수관계는 박 전 대표의 영향력과 관련 향후 정가의 주목해야 할 포인트중 하나가 됐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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