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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먹이 노리는 사자처럼 어슬렁… 클린턴, 청중 다가가 눈맞추며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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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랭귀지로 본 2차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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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기자
입력 : 2016.10.12 03:00
클린턴, 전반적으로 침착함 유지… 트럼프의 공격때 앉아 있었던 건 순종·위축으로 보이게 해 실수
트럼프, 190㎝ 거구 자랑하듯이 답변하는 클린턴 등 뒤에 서거나 손가락질·코웃음 등 공격성 보여
"핵심 지지층은 사로잡았겠지만 무당파 표심에는 큰 영향 못 줘"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 대선 후보 2차 TV 토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말하는 동안 무대 위에서 몇 차례나 작은 반원을 그리며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녔다. 클린턴이 답변할 때 등 뒤로 슬금슬금 걸어와 멀뚱히 서 있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자에서 이 같은 트럼프의 행동을 클린턴 발언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공격성의 표출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보디랭귀지(몸짓언어)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두 후보의 무대 동선을 상세히 분석한 뒤, "트럼프는 먹잇감을 물어뜯기 위해 기다리는 한 마리 사자 같았다"고 했다〈그래픽 참조〉.
/자료=워싱턴포스트
클린턴과 트럼프의 보디랭귀지
시청자들이 '저 사람 지금 뭐하는 거지?'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대거 올리게 한 '클린턴 등 뒤에 서 있기'는 무의식적으로 청중의 시선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려는 행동으로 분석됐다. 190㎝ 거구인 트럼프가 신장이 168㎝인 클린턴 뒤에서 청중에게 '여길 봐요, 나 여기 있어요'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클린턴이 말할 때 자리에 앉지 않고 의자 윗부분을 잡은 채 서 있는 행동 역시 비슷한 전략이다. 비(非)언어연구센터의 데이비드 기븐스 소장은 "'나는 크고, 너(클린턴)는 작다'는 말을 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특검을 해서 클린턴을 감옥에 집어넣을 것"이라며 클린턴을 공격할 때 둘째 손가락을 치켜들고 클린턴을 찌르듯이 가리켰다. 클린턴의 말에 거친 코웃음을 치기도 했다. 보디랭귀지 전문가 재닌 드라이버는 CNN에 "트럼프의 행동은 강한 압박감에 부딪힌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한편으론 선제공격의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클린턴은 트럼프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공격했을 때 목소리에 분노가 실린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침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 활용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클린턴은 무대 양쪽을 이리저리 오가면서 청중과 교감했고, 질문을 던진 청중과 눈높이를 맞추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자신을 공격할 때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던 것은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종적이고 위축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의 맹공을 받을 때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는 모습은 주눅이 들어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트럼프가 "당신을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했을 때 느닷없이 환하게 웃은 것에 대해서도 어색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언어 전문가 패티 우드는 "자연스러움이 결여된 웃음"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의 보디랭귀지 전략이 표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포천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퍼포먼스는 핵심 지지층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겠지만, 아직 결정을 못 한 무당파의 표심을 얻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CNBC도 "트럼프의 보디랭귀지는 시청자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시청률 조사 전문 기관인 닐슨은 10일 이번 2차 대선 TV 토론 시청자 수는 66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기록을 36년 만에 경신한 1차 TV 토론 당시 시청자(8400만명)보다 1750만명(20.8%) 감소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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