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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척 對 2척… '확인 침몰'까지 시킨 中어선, 허공에 총만 쏜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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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기자
이태동 기자
주희연 기자
입력 : 2016.10.10 03:00
[100톤 中어선, 4.5톤 해경정 받고 또 받아… 그날 무슨 일이]
해경, 사건 발생 31시간 만에 밝혀 은폐 논란 휩싸여
해경 대원 8명 中어선 올라타 선원과 대치하는 사이 들이받아
北이 中에 조업권 팔아넘기면서 하루 평균 100여척 불법 조업
"뒤에서 중국 어선이 돌진하고 있다!"
7일 오후 3시 7분쯤 해경 경비함 3005함 소속 고속단정 1호의 무전기로 다급한 경고가 터져 나왔다. 단정장인 조동수(50) 경위가 고개를 돌려 보니 중국 어선 한 척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거리는 20m에 불과했다. 1호는 단속 중이던 중국 어선에 뱃머리를 바짝 대고 있던 터라 신속하게 방향을 돌려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국 어선에 그대로 선미를 들이받힌 1호는 좌현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었다. 조 경위는 근처에서 1호를 엄호 중이던 고속단정 2호를 발견하곤 바다로 뛰어들었다. 2호가 조 경위를 구조할 때쯤 다른 중국 어선 한 척이 뒤집힌 1호를 밀고 지나갔다. 바닥만 보이던 1호는 이내 수심 8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침몰한 고속단정은 최대 15명까지 탈 수 있는 4.5t급 보트(길이 10m·폭 3.3m)이며 최대 시속 74㎞까지 낼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들은 '방어' 개념으로 저항했다. 선체에 길이 1~2m 쇠창살을 꽂거나 그물을 두르고, 해경 대원들이 배에 오르려고 하면 쇠파이프와 손도끼 등을 휘두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해경의 배를 조직적으로 공격해 침몰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국 어선의 '충돌 공격' 예상 못 해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중국 어선 40여척이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7.2㎞ 침범해 인천 소청도 남서쪽 76㎞ 해상에 무리지어 있는 것이 해경 레이더에 포착됐다. 인천해경서는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비함 1002함과 3005함에 단속 지시를 내렸다. 두 경비함은 고속단정 2척씩을 현장에 급파했다. 중국 어선들은 정선 명령에 불응하고 지그재그로 항해하며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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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명령을 받고 복귀하던 3005함 소속 고속단정 2척은 중국 어선들이 버리고 간 어망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조 경위는 "중국 어선들은 도망갈 때 어망에 부유물을 달아 버린 뒤 그걸 표지로 삼아 다시 돌아와 불법 조업을 한다. 그걸 막으려고 어망을 해체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본 중국 어선들이 어망을 되찾으려고 다시 들이닥쳤다. 100t급 어선 40여척이 4.5t급 고속단정 2척과 어지럽게 얽혔다. 단정 1호는 어선 무리에서300~400m가량 떨어진 중국 어선 한 척에 접근했다. 조 경위 외에 나머지 대원 8명이 배에 올라탔다. 2호는 뒤에서 엄호하고 있었다. 대원들이 잠긴 조타실 철문을 부수고 진입하려는 순간, 다른 중국 어선 두 척이 1호를 연속으로 들이받았다. 조 경위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는 고속단정 2호에 구조됐다. 2호는 중국 어선에 타고 있던 1호 대원 8명도 구출했다. 고속단정 2호는 계속 중국 어선들의 위협을 받자 40㎜ 다목적 발사기, K1 소총, K5 권총 수십 발을 공중과 선체에 발사하고 사건 현장에서 10~12㎞ 떨어진 3005함으로 철수했다.
◇中 어선 '해적' 수준… 매일 100여 척 불법 조업
우리 해경 고속단정이 중국 어선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사실은 사건 다음 날인 8일 오후 4시 30분쯤 한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해경은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 즉 사건 발생 후 약 31시간이 지난 후에야 보도자료를 냈다. 해경 내부에서는 안전처와 정부 당국 고위층이 이번 사건을 통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송일종 인천해양경비안전서장은 "경비함인 3005함이 8일 오전 10시에야 인천으로 입항했으며, 해경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9일 중국 정부에 도망간 어선들을 수배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쪽 해역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 혐의 어선 '노영어(魯榮漁 ○○○·100t급)'호 등은 중국의 협조가 없으면 검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조업권을 중국에 팔아넘기면서 이 지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 크게 늘어났다. 우리 해경이 이런 중국 어선의 공격을 당할 위험도 커졌다. 작년 1~8월 사이 해경이 나포한 중국 어선은 17척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36척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여전히 하루 평균 100여척의 중국 어선이 서해 상에서 조업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해 5도 어민과 시민단체로 이뤄진 '서해5도 중국 어선 대책위원회'는 이날 "해적 수준 세력과 장비를 갖춘 중국 어선들을 고속단정 2척으로 나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200~300명 규모 서해 5도 전담 해양경비안전서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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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 보는 외국의 불법 조업 어선 단속… 인도네시아 170척 폭파 장형태 기자한국 공권력이 中어선에 짓밟혔는데, 정부는 이틀 뒤에나 항의만… 인천=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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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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