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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모든 것' 아는 2인자 사망… "검찰 수사 줄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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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인원 부회장 자살] 이인원 부회장, 검찰 출두 앞두고 목숨 끊어… 수사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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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용 기자
박상기 기자
입력 : 2016.08.27 03:00
- 수사 속전속결 장담했지만…
신격호 비밀금고·롯데케미칼, 비자금 조성 혐의 입증 못해
최근 탈세 의혹으로 방향 틀어
- 당혹스러운 검찰
"故人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 롯데 수사 일정 재검토 고려"
신동빈 등 소환 늦춰질 듯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한 이인원(오른쪽) 롯데그룹 부회장이 2009년 12월 롯데미소금융재단 출범식에서 신동빈 회장과 함께 서 있다.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살한 이인원(오른쪽) 롯데그룹 부회장이 2009년 12월 롯데미소금융재단 출범식에서 신동빈 회장과 함께 서 있다. /뉴시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자살 소식은 26일 오전 7시 30분쯤 수사팀에 알려졌다.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이동열 3차장은 오전 9시 20분쯤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수사 일정 재검토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 6월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 첨단범죄수사1부, 방위사업수사부 등 3개 부서 검사와 수사관들 240여명을 한꺼번에 투입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거주지,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 수색하며 '롯데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당시 "오랫동안 내사했고, 자료도 많이 확보해 연구했다. 속전속결로 끝낼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롯데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겨냥한 수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내사 결과) 총수 일가가 책임져야 할 배임액이 3000억원대, 비자금은 수백억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 수색 나흘 만인 6월 14일 신 총괄회장의 비밀 금고에서 현금 30억원과 장부를 찾았다고 공개했고, 롯데케미칼이 원료 수입 과정에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7월 7일엔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롯데 총수 일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을 구속하면서 롯데 총수 일가를 사법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로 "롯데 수사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말이 검찰 내부에서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검찰은 신격호 회장 비밀 금고 등에서 찾아낸 현금 등을 총수 일가의 비자금으로 의심했으나,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매년 수백억원의 월급과 배당금을 타간다는 사실이 공개돼 설득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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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수사 일지표
검찰은 '롯데케미칼 비자금'과 관련해서는 "일본 쪽에서 협조를 하지 않아 수사가 어렵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롯데 관련자들 신병 처리도 검찰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70여일간 롯데 관계자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신 이사장과 기준 전 롯데케미칼 사장 등 3명만 구속됐고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5명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대신 그간 수사 과정에서 거론하지 않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지분(6%)을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 등에게 몰래 증여해 거액의 증여세를 탈세했다고 했다. 탈세 규모에 대해 검찰 관계자들은 "수천억원은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은 또 롯데건설이 2002년부터 약 10년간 300억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가 담긴 USB를 최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중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곁가지 수사'를 통해 롯데를 압박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그룹 비자금 수사가 여의치 않자 검찰이 공소시효도 지난 문제까지 공개하며 혐의를 부풀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향후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이인원 부회장이 사망했지만 다른 관련자 조사를 통해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수사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의 죽음으로 신동빈 회장 등의 소환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밖에 없지만, 큰 틀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신격호·신동빈 회장의 20여년 가신(家臣)이자 사실상 '롯데의 2인자'로 불리는 이 부회장이 제외된 것은 검찰 수사의 핵심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롯데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에선 최근 '돌발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곤욕을 치르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24일엔 법조 비리로 기소된 홍만표 변호사 재판에서 "홍 변호사가 '우병우 민정수석'을 잡았다고 했다"는 진술이 검찰 측 증거로 공개되자 "사실이 아니다"며 해명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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