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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稅法 개정안, 불황 땐 增稅보다 예산 절감이 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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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03 03:15
더불어민주당이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올리고 고소득자의 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세법(稅法) 개정안을 발표했다.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480개)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고, 개인 소득세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대상자 1만8000여 명)을 신설해 41%의 세율을 매기겠다는 게 골자다. 이렇게 할 경우 연간 최대 15조원의 세금이 더 걷히는 효과가 있다고 더민주는 주장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세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9월 정기국회에서 증세(增稅)를 둘러싼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돈 잘 버는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늘리겠다는 더민주의 '부자 증세' 정책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개인도, 기업도 상위권과 하위권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반면 복지와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나랏돈 쓸 일은 태산처럼 쌓여 있다. 결국 돈 나올 곳은 부자와 대기업뿐이니 이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재정 수요를 충당하자는 것이 더민주의 논리다.
문제는 세율을 올린다고 세수(稅收)가 늘어난다는 공식이 언제나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경기 침체기다. 세금 인하로 기업 활력을 높이고 개인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경기 부양이 필요하지, 세금을 올릴 국면은 아니다. 법인세를 올리면 불황 경제를 더욱 침체에 빠트릴 위험성이 크다.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올리면 기업의 해외 탈출을 부추기고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불황 국면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누더기처럼 난립한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다. 32개 항목에 달하는 법인세 공제 혜택의 82%가 대기업에 돌아가고 있다. 대기업에 유리한 공제 제도를 정비해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소득세의 경우 더민주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지금의 38% 세율을 41%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극화 심화 속에서 계층 간 담세(擔稅) 비율을 어떻게 재분배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은 사실이다.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소득세 개편도 가야 할 방향이다. 다만 그 폭과 속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48%가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고치는 작업이다. 더 민주는 물론 정부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표 떨어지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뻔히 보인다.
경기 침체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정치권이 증세 논쟁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 때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세수 부족이 걱정이라면 푼돈이라도 예산을 아껴 쓰는 모습을 보이는 게 현명한 처신일 것이다..
출처;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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