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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 앞인데…전자파 허용치의 4%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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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충청 레이더 기지=유용원 기자
입력 : 2016.07.14 21:52
사드보다 탐지거리 길고 전자파 출력 2~3배인 '그린파인' 레이더 재보니
"4년째 운용하고 있지만 장병도, 인근 주민도, 가축도 이상 증세 신고된 적 없다"
14일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레이더를 운용하는 수도권의 한 부대가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은 국방부 기자들이 군 관계자 안내에 따라 광대역 전자파 측정기에 찍힌 전자파 수치를 확인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전달! 전달! 전달! 현 시간부로 (레이더)빔(beam) 방사(放射) 시작.”
14일 오후 레이더 통제소의 경고 방송과 함께 충청도 모 지역에 배치된 이스라엘제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그린파인’이 빔을 쏘기 시작했다. 레이더의 전자파를 재는 광대역 전자파 측정기의 수치도 움직였다. 국방부는 이날 국내 언론사 취재진에 충청 지역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북한의 스커드·노동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00㎜ 신형 방사포 등을 24시간 감시하는 레이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용 레이더보다 강한 전자파를 사용한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 레이더 전자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최고 등급 군사보안시설인 이 기지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공개 측정 결과 레이더 앞 30m 지점에서 측정된 전자파 수치는 1㎡당 0.2658와트(W)로 인체 안전 기준치의 4.4% 수준이었다.
취재진이 해발 410여m의 산 정상에 오르자 가로 12m, 세로 4m 크기의 거대한 그린파인 레이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3~4년 전 충청 지역에 2대가 배치된 그린파인 레이더는 유효 탐지 거리가 800~1000㎞에 달한다. 사드의 유효 탐지 거리 600~800㎞보다 길다. 사드 레이더(가로 4m, 세로 2m )보다 크고 전자파 출력도 2~3배 정도 강력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인원 출입이 통제되는 안전거리도 530m로 사드용 레이더의 100m보다 5배 넘게 길다. 사드 레이더는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추적한 뒤 요격 미사일을 유도하기 위해 빔을 좁게 쏘지만, 그린파인 레이더는 북한 전 지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등을 탐지하기 위해 빔을 넓고 길게 쏜다. 빔은 사드와 마찬가지로 지상에서 최소 5도 각도 이상으로 쏜다.
첫 번째 전자파 측정은 레이더 바로 앞 30m 지점에서 이뤄졌다. 레이더 앞쪽이 내리막이어서 측정기 높이는 레이더가 있는 곳보다 6m 낮았다. 그린파인 레이더가 빔을 쏜 6분 동안 전력 밀도 최고치는 1㎡당 0.2658와트(W)였다. 평균치는 1㎡당 0.0810와트를 기록했다. 국내 전파법상 인체 노출 허용치가 1㎡당 6와트인 것을 감안하면 레이더 앞 30m 지점에서 측정한 전자파 세기는 최고치(1㎡당 0.2658와트)라고 해도 국내 허용치의 4.4%에 불과했던 셈이다.
취재진은 내리막길을 계속 걸으며 그린파인 레이더에서 100m, 150m 떨어진 곳에서도 전자파 세기를 측정했다. 100m 떨어진 지점에서의 전력 밀도 평균치는 1㎡당 0.0630와트, 150m 떨어진 곳에서는 1㎡당 0.0026와트로 측정됐다. 거리가 멀수록 전자파가 약해진 것이다. 군 관계자는 “레이더가 2012년 말 배치된 뒤 3년 넘게 운용했지만, 지역 주민뿐 아니라 레이더 근처에서 근무했던 부대 장병도 신체 이상 증세를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레이더 전자파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은 레이더 정비사일 텐데 이들도 아직 전자파로 인한 이상 증세를 보인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린파인 레이더가 배치된 산 정상 북쪽으로는 산과 논밭이 보였고,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주거 지역은 동쪽으로 1㎞ 이상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부대 관계자는 “주민은 물론 가축도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신고가 없었다”고 했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 성산포대도 이 기지처럼 400m 고지에 있으며, 인구 밀집 지역(성주읍)은 1.5㎞쯤 떨어져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수도권에 있는 공군 패트리엇 PAC-2미사일 기지를 방문해 전자파 세기를 측정했다. 이 기지도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것이다. 패트리엇 레이더는 해발 약 300m의 산 정상에서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산 아래로는 높은 건물들이 들어선 도심이 펼쳐져 있었다.
패트리엇 미사일 사격 통제용 레이더(가로 2m, 세로 2m)의 탐지 거리는 100~180㎞로 사드 레이더보다 훨씬 짧지만, 전자파 세기는 사드와 비슷하거나 조금 약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인원 출입이 통제되는 안전거리는 120m로 사드(100m)보다 조금 길다.
패트리엇 레이더 바로 앞 40m 지점에서 측정한 전력 밀도의 최고치와 평균치는 각각 1㎡당 0.2826와트와 0.0735와트였다. 패트리엇 레이더의 전자파 최고치도 허용 기준치의 2.8% 수준에 그친 것이다. 레이더 바로 앞의 전자파 수준이 허용 기준의 3%에도 못 미치는 만큼 수백m 이상 떨어진 산 아래 인구 밀집 지역에는 전자파 피해가 전혀 없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범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운용 중인 2종류의 레이더에 대한 인원 통제 구역 내 전자파 강도 측정 결과는 인체 보호 기준치의 3~5% 수준으로 매우 낮게 측정됐다”며 “일반인 거주 지역은 레이더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고도 차이가 많이 나서 전자파 강도는 인체 보호 기준치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거리는 평지를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데 기존 레이더 기지와 앞으로 배치될 사드 레이더는 산 위에 있어 수백m 아래에 있는 사람이나 농산물 등에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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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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