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朴대통령 "비온 뒤 땅 굳어"… 유승민에 손 내밀다
|
[與의원 126명과 청와대 오찬… 일일이 악수하며
|
황대진 기자
입력 : 2016.07.09 03:00
- 유승민과 35초 대화
朴 "오랜만에 뵙는다" 먼저 인사
상임위·K2 비행장 이전 등 묻고 "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자"
- 개개인에 '맞춤형' 인사말
최경환에 "불출마, 어려운 결단"
서청원에 "후배 지도 애쓰신다"
김무성과 휴가 계획 놓고 대화
의원들 "세심한 관심에 놀라"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의원 126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식사에 1시간 27분이 걸렸고, 식사 후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짧게는 30~40초, 길게는 1~2분간 일일이 인사를 나눴는데 추가로 1시간 20여분이 걸렸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 58분 대통령 입장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오후 2시 45분이 넘어서 끝났다. 의원들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대통령이 개별 의원의 출신 지역과 관심사, 근황 등을 소상히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행사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 연분홍색 상의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헤드테이블에는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이 앉았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20대 국회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되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비 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했다. 당내 갈등으로 인한 총선 패배를 털고 내년 대선을 준비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오찬 메뉴는 중식으로 차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구두끈, 조이자"고 건배사를 했고, 심재철 부의장은 '청와대'로 삼행시를 지었다.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선 노동개혁, 보육, 청년 창업, 환경, 안보 문제 등 정책 관련 대화가 많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오정근·민세진 등 외부 비대위원들의 전공 분야를 언급하면서 당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 대선에서 분위기가 반등하려면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친 후 박 대통령은 영빈관 입구에 병풍을 둘러 마련한 별도의 접견장에서 돌아가는 의원들을 한 명씩 배웅했다. 여기에 배석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세심하고 소상하게 준비해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법 파동 이후 불편한 관계였던 유승민 의원 차례가 되자 "오랜만에 뵙는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에 유 의원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어느 상임위시죠?"라고 물었다. 유 의원이 기획재정위원회라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국방위에서 기재위로 옮기셨군요"라며 "대구에 K2 비행장을 옮기시는 게 큰 과제죠?"라고 물었다. 유 의원은 "대구가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며 동남권 신공항 유치 무산과 K2 비행장 이전 문제 등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이런 주제로 35~40초간 이야기를 나눴고, 박 대통령은 유 의원에게 "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시죠"라고 말하면서 인사를 끝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최경환 의원에게는 "당 화합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해주셨다"고 했고,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서청원 의원에게는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후배 의원들 많이 지도하느라 애쓰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전 대표와는 여름 휴가 계획을 놓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오신환(서울 관악을) 의원에게는 "어려운 곳에서 당선되셔서 감사하다",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에게는 "충청도 분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앞장서서 열심히 해주신다", 의총 등에서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해온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에게는 "화력이 좋으시더라"고 하는 등 '맞춤형' 인사말을 건넸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에게는 "어려운 선거 잘하셨다"고 격려하면서 옆에 있던 정 원내대표에게 "저희가 많은 인재를 드렸지요"라고 했다. 지상욱 대변인 등은 박 대통령과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고, 정운천 의원은 뭔가를 적은 쪽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도 매우 만족해했다"며 "책임 있는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민의 뜻에 부흥하기 위해 우리가 더 신발끈을 조여 매자는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의원 129명 중 김정훈·유재중·박인숙 의원 등 3명을 제외한 126명이 참석했다.
출처;조선닷컴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