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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의 '데탕트 기류'는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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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상임위원장 밀어주기·전대시기 수용한 비박
전문가 "전대 직전 갈등 생겨도 '찻잔 속의 태풍'"
등록 : 2016-06-15 10:30
장수연 기자(tellit@dailian.co.kr)
친박의 상임위원장 밀어주기·전대시기 수용한 비박
전문가 "전대 직전 갈등 생겨도 '찻잔 속의 태풍'"
새누리당 내 친박계와 비박계가 '데탕트'(detente·긴장완화) 기류를 보이고 있다.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가 끌고 가는 사안마다 비박계는 번번이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요즘은 그 대립각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틈만나면 파열음을 내던 양 계파의 긴장완화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경태 의원은 13일 열린 20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다. 그는 총 114표 중 무려 70표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친유계이자 3선인 이혜훈 의원과 재경부(현 기재부) 금융정책국장 출신 3선의 이종구 의원의 양자 구도로 경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국 뒤늦게 경선에 합류한 조 의원에게 표를 준 것이다.
이에 다수의 친박계가 두 비박계 의원을 외면하고 조 의원에게 표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안행위원장 경선에서도 친박계 유재중 의원이 옛 친이계 박순자, 중립 성향의 이명수 의원을 꺾으며 친박계의 세를 과시했다.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하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올림픽 기간(8월5~21일)인 8월 9일에 개최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결국 친박계가 원하는 쪽으로 흘러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 관심이 분산되는 시기에 전당대회를 서둘러 치르게 되면 득을 보는 쪽은 친박계 당 대표 후보들이라는 분석이다. 책임론이 다시 부각되더라도 여론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에서는 이따금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영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14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리면 (전대 연기를) 검토해보겠다고 했다"며 "나는 어제(13일) 8월 30일에 (전대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올림픽 골든타임 날짜에 전대를 잡은 것은 우리 당이 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전대 연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같은 비박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사무총장은 "8월 9일 전당대회 날짜를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자꾸 나오는데 절대 안 한다"고 일축했다. 결국 큰 갈등 없이 친박계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권 사무총장은 "9일에 해도되고 30일에 해도 되지만 당 비상상황을 비대위가 이끌고 있는데 지나치게 늘어져서는 안 된다. 여기는 전혀 친박비박 논리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집어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이처럼 양 계파 사이에 데탕트 기류가 형성된 원인으로는 '비박계의 구심점 부재'가 거론된다. 친박계는 어느 구심점을 중심으로하는 계파가 맞지만, 비박계는 친박계가 아닌 국회의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비박 김용태 의원은 10일 정책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에 계파가 어딨나. 친박밖에 더 있나"라며 "계파라면 두목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중 누가 김무성 의원을 두목으로 인정할 것이며, 정병국 의원을 인정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 와중에 당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방향으로 지도체제를 개편키로 했다. 현행 안은 전당대회 유권자가 1인 2표를 행사하여 최고 득점자가 당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고 5위까지 최고위원에 포함되는 방식이었지만, 이를 2개의 선거로 나누어 당 대표를 선출하는 데 1인 1표, 다시 4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1인 2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대 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거의 유일한 당 대표 후보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계파 간 긴장완화 상태가 해제되는 시점을 전당대회 직전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열리면 운영위 정도에서 치고박고 하면서 친박과 비박의 입장이 갈라질 것 같긴 하나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며 "전당대회 직전에 친박과 비박 간 전쟁이 붙겠지만 당분간은 비박계 쪽에서 모멘텀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대위 당직자들 가운데 비박계라고 해봤자 김무성계가 다수인데, 그마저도 친박계와 각을 세울 생각이 없어보인다. 전당대회에서도 비박은 친박에 끌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데일리안 = 장수연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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