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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된 뉴욕서 '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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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덕한 특파원
임민혁 기자
입력 : 2016.06.08 19:20
이해찬 의원(왼쪽)과 반기문 총장(오른쪽)/조선DB
8일(현지 시각) 예정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뉴욕 회동이 무산됐다. 최근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부상한 반 총장과 친노(親盧)계 좌장격인 이 의원의 만남은 정치권의 화제였다. 하지만 만남이 취소되고 그 배경을 놓고도 양측 말이 엇갈리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이번 회동은 8일 낮 12시 30분 유엔본부에서 ‘차 한잔하는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노무현재단 측 인사들과 함께 미국 대통령기념관 시찰 등을 하고 있는 이 의원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우리 측 유엔주재대표부가 주선했다고 한다. 반 총장과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외교통상부 장관, 국무총리로 함께 일했다.
하지만 7일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반 총장 측에서) 이 의원과의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와 당초 비공개로 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 측이 비공개 약속을 안 지켰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엔대표부가 6일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단에게 풀기자(공동취재단) 구성을 요청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면담 사실은 유엔 측이 아니라 국내 정치권을 통해 지난 5일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반 총장 측에선 “비공개 약속을 어긴 건 우리 쪽이 아니다”라고 했다. 면담 사실은 지난 6일 저녁 한 국내 언론에서 처음 보도했고 국내 정치권에서 취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측과 이 의원 측은 면담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놓고도 말이 엇갈렸다. 이 공방은 상황으로 볼 때 “반 총장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이 의원 측 설명이 설득력이 더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유엔대표부에서 반 총장과의 면담을 제안해옴에 따라 추진됐는데, 사실과 다르게 (우리가) 만남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했다.
이는 일부 언론이 7일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만남은 한국 측(이 의원 측)이 먼저 요청했다”고 보도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하지만 이는 두자릭 대변인의 ‘Mission of the Republic of Korea(한국대표부)’라는 언급을 ‘한국 측’으로 잘못 번역해 생긴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유엔 소식통은 “통상 한국에서 고위 인사가 방문하면 유엔대표부에서 사무총장실에 문의해 만남을 주선하는 게 관례”라고 했다. 주 유엔 한국 대표부에서 반 총장의 의중을 물은 뒤 면담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반 총장과 가까운 인사는 “두 분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꽤 친분이 있다”며 “편하게 차 한잔하려고 했는데 외부에 알려지고 정치적 의미가 확대되자 양쪽 모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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