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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법관 사퇴요구는 사법부 독립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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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 주장, 말없는 다수 법조인 무시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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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주의.경고 결정에 사법부내 소위 진보.개혁성향으로 불리는 우리법연구회 중심의 일선 판사들과 좌파시민단체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법연구회 소속의 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촛불재판 배당 문제가 터졌을 당시 사법부 수뇌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진상규명을 줄기차게 요구했었다.
윤리위 결정을 비판하고 나선 판사들은 신 대법관의 사퇴와 이용훈 대법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이들 중 일부는 판사회의까지 요구하는 등 판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신 대법관 사태가 사법부 파동 및 또 다른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선 판사들이 의견 개진을 넘어 거취 문제를 직접 거론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사법독립권 침해라는 당연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중앙지법 서기호 판사(39. 연수원 29기)는 11일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리고 “신 대법관의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고,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이상 법관징계법에 따른 징계 절차가 개시되어야 한다”면서 “(지난 4월 열린) 전국법관회의에서 대부분의 판사들이 재판 관여의 소지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명백히 재판 관여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 신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법원 이옥형 판사(39·연수원 27기)도 ‘희망, 윤리위, 절망’이란 글을 올리고 “대법원 진상조사단 발표와 각급 법원의 의견 수렴, 전국 법관 워크숍 논의 내용을 보며 작은 희망을 간직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러면 그렇지’ 하는 냉소를 스스로에게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또 “‘보석에 신중을 기하라’ ‘재판을 신속히 하라’는 말을 일반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법관 사회는 무엇을 주문하는 말인지 듣는 순간 안다”며 “이것을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니 도무지 납득이 안 돼 가슴만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유지원 판사(35. 연수원 29기)도 “신 대법관님의 결단을 감히 부탁드린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부산지법의 문형배(44. 연수원 18기) 부장판사는 “사법의 독립과 사법행정권이 교차한다면 마땅히 사법행정권이 사법의 독립에 길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 윤리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윤리위 결정을 비판하고 나선 문형배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의 회장을, 이옥형 판사와 유지원 판사 등도 모두 이 모임에 소속된 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경근 숭실대 법대교수는 “특정 법관에 대해 사퇴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법관의 내부적 독립에 대한 침해라는 점을 잊고 있는 것”이라며 “법관의 독립은 외부의 간섭만 배제할 때가 아니라 내부의 독립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대법관이 법원장에 있을 때 사건을 빨리 진행하라는 정도의 요구를 했다고 해서 사퇴 요구를 한다면, 또 대법원의 공식기관이 징계로 마무리 지은 사건에 대해 그런 요구를 한다면 그 이상의 법관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며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의견개진이 이루어졌으면 외부에서 보기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력 법무법인의 A변호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법연구회 회원과 이에 동조하는 법조인도 넓은 의미에서 법조인의 한식구라는 것은 틀림없지 않느냐. 그렇다면 적어도 법의 질서에 따르는 기본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신 대법관에게 노골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판사들의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리위 결정으로 이제 소위 사법절차가 종료된 것이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존중할 줄 알아야지 자신들의 주의주장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계속해서 무한적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말없는 다수의 법조인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자기들 고집이 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태도는 민주적 사회를 구성하는 바람직한 인사들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도 했다.
또 “우리법연구회 판사들과 같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좌파성향을 띤 사람들일뿐 법률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소리가 크다고 왕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양식있는 법조인들은 내 생각에 모두 동조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박시환 현 대법관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 김종훈 전 대법원장 등이 창립멤버로 만들어진 판사모임으로 현 회원은 약 150여명, 주로 노동.여성.난민 문제 등의 사회성 짙은 문제들을 연구한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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