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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우 독트린(Mellow Doct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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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칼럼] 오바마 외교노선에 저항하는 유일한 인간은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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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흥미 있는 독트린을 소개했다. 이른바 “멜로우 독트린”이다. 오바마의 “스마트 외교”를 좀 재미있게 표현한 것 같은 이 칼럼의 필자 로저 코헨(Roger Cohen)은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를 주창한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볼 때는 오바마를 “허약한 대통령”으로 만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약체 외교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풍자했다. ‘mellow’는 성숙과 부드러움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유약하다는 말은 아니다. 필자는 단도직입적으로 이 독트린으로 인하여 미국의 적들이 “무장해제”되었다고 말했다. 좀 과장된 측면이 있으나 칼럼을 좀 더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독트린은 이상주의도 아니고 고전적 현실정치도 아니다. 이것은 비전통적 수단으로 미 외교의 힘을 찾는 것이다. 미국이 가진 힘의 한계를 인정하고 미국의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남의 얘기를 경청하며 적들과 대화하자는 말이다. 멜로우 독트린은 이미 여러 곳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구체적 성과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으나 지구촌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건 사실이다.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는 이 독트린을 놓고 설전까지 했다. 남미의 반미 선봉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도 관심을 보였다. 나토 문제로 오바마를 백안시하던 터키는 이슬람에 대한 화해 메시지에 흥미를 나타냈다.
다마스쿠스에서 테헤란에 이르기까지 워싱턴과의 화해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전제로 한 2개국(two states) 안에 반대하던 네탄야후 총리는 오바마와의 대결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걸 간파하고 리쿠드당을 설득하느라 바쁘다.
이것이 취임 100일을 막 넘긴 오바마의 성적표다. 오바마 외교는 부시 8년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은 미국의 적들을 편하게 해준 시기였다. 아부그라이브, 관타나모, “악의 축”처럼 적을 즐겁게 해준 건 없다. 어쩌면 부시 시절만큼 이슬람을 능멸한 때도 없었다. 미국의 일부 동맹들이 등을 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멜로우 독트린은 매력적이다. 수많은 국가들이 이에 호응하는 건 순리인지 모른다. 미국의 적으로 남는 것보다는 친구가 되려는 나라가 압도적으로 많다. 심지어 시리아는 미국과 이란의 해빙조짐에 질투심을 보내기도 한다.
오바마 외교노선에 저항하는 유일한 인간은 김정일이다.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기자를 억류하고 오바마에게 입에 담지 못한 욕설을 퍼붓고 있다. 김정일의 딜레마는 아무리 생떼를 써도 오바마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제2 핵 실험을 하겠다고 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무덤을 더 깊게 파는 행위”라고 응수한 데서 오바마 외교의 원칙을 읽을 수 있다.
김정일은 오바마의 인내를 무한한 것으로 착각하는지 모른다. 이건 오판이다. 태평양지구 미군사령관 월터 샤프장군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매우 함축적인 말이다. 김정일의 무모한 도발을 지칭하기도 하고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암시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김정일의 장난을 마냥 지켜보지는 않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다. 얼핏 보면 멜로우 독트린과 배치되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힘의 뒷받침을 전제로 한 대화외교 원칙을 잠시라도 상기한다면 이상할 것도 없다.
김정일의 벼랑끝 외교가 국내용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멜로우 독트린이 제공하는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멜로우 독트린을 우습게 보는 유일한 국가로 김정일 체제가 온존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급한 측은 김정일이다. 오바마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으나 김정일은 그렇지 않다.
http://newsandnews.com
출처 인사이드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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