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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한 與, '정풍 바람' 부나..'계파 다툼' 재연이라는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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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
입력 : 2016.04.17 14:03 | 수정 : 2016.04.17 16:40
새누리당 비박(非朴)계 의원들이 총선 참패 이후 친박(親朴)을 잇달아 비판하고 있다. 모양만 보면 비박발(發) 정풍(整風)운동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친박을 향한 비박의 공격 측면이 커 보여 또다른 ‘계파 다툼’의 시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 “과연 정풍 바람이 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비박계가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람은 총선 직후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이다.
4·13 총선에 당선돼 4선이 된 비박계 중진 김재경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 원내대표를 향해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나라”라고 했다. 그는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필승지국을 유사 이래 최초 2당으로 만든 잘못을 얼버무리고 넘어 갈 수는 없다”고도 했다. 총선 지휘부의 일원이었던 원 원내대표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임시 당권’을 맡게 된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를 비판한 친박계를 향해서도 화살을 날렸다. “당원 총의로 뽑은 대표(김무성)를 인격 모독에 가깝게 몰아 붙였다. 이런 조직에 영(令)이 설 리가 없고,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김 전 대표를 향해 ‘막말·욕설’ 파문을 일으켜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도 “복당(復黨)보다는 자숙할 때”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복당은 선별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며 “(공천 파동) 피해자는 당연히 복권돼야 하지만, 책임 있는 윤상현 의원 등은 기다려라. 국민들께서 미움을 거둘 때까지 자숙하라”고 했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김영우 의원도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권력은 분점 돼야 한다”며 친박계가 당 지도부를 장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당정치가 필요하다.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야 한다”며 “당청(黨靑) 관계의 정상화는 부르짖는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영우 의원은 친박계가 당권 경쟁에 나서려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당내 지분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러다 정말 다 무너진다”라고 했다.
비박계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정양석 당선자(서울 강북갑)도 이날 언론 통화에서 “당이 안 바뀌면 내년 대선도 패배할 것”이라며 쇄신을 주장했다. 그는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선 “공천 때문”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김세연·이학재·황영철·오신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천에 집단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새 원내대표를 최단기간 내에 선출할 것을 촉구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어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의 정비와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비대위는 지도체제의 구조적 문제와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 등 본질적 개선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비박계의 움직임이 정풍 태풍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어떻든 당의 주류인 친박계가 아직 잠잠하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과 부산에서 적잖이 낙선해 총선 전에 비해 세(勢)가 위축됐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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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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