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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은 나라 충성파인가, 대통령 아부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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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세력은 국민들을 향한 논리적 설명 대신에 대통령을 향한 前근대적인 아부성 발언이나 김무성 대표를 향한 감정적 언사를 쏟아낸다. 이는 한국인의 민족성으로 고착된 저항적 정의감에 불을 질러 경선에서 친박계가 패배하고 있는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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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甲濟
국회와 국회의원은 법률이 아니라 헌법에 그 존재와 기능이 명시되었다고 하여 흔히 헌법기관이라 불린다. 與野가 공무원을 발령내듯이 현역 의원들의 공천과 탈락을 密室에서 결정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모독이다. 현역의원의 공천을 배제할 때는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 운운 할 게 아니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를 선출한 유권자에 대한 公黨의 예의이다.
3월20일 오후: 요사이 조선, 동아, 중앙일보는 새누리당의 공천을 보도하면서 친(親)박근혜 세력에 매우 비판적이다. 보도 기사뿐 아니라 연일 사설(社說) 칼럼 등을 통해서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런 보도가 선거민심에 반영된다면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의 패배와 親朴세력의 약화, 그에 따른 朴 대통령 영향력의 퇴조(退潮)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오늘 조선닷컴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비박(非朴)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고 있지만, 경선을 치르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비박계가 친박계에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특히 이런 현상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TK)과, 여당 강세지역인 서울 강남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고 보도하였다. 이 신문은 <유승민 의원 공천을 놓고 친박·非朴 간에 분란이 심화하면서 ‘친박’ 또는 ‘진박(진짜 친박)’ 브랜드가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했다. 조선닷컴이 보도한 異變 지역은 다음과 같다.
1. 대표적인 친박·비박 경선 지역이었던 서울 서초갑에선 원조 친박이었지만 비박계로 돌아선 이혜훈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 친박 인사 조윤선 전 의원을 꺾고 20일 공천이 확정됐다.
2. 親유승민계 권은희 의원이 경선 참여 기회도 얻지 못한 채 탈락한 대구 북갑 경선에서도 ‘진박 연대’ 중 한 명이었던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떨어지고, 정태옥 전 대구 행정부시장과 이명규 전 의원의 결선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3.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친박 핵심 김재원 의원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 경선에서 탈락한 것도 이변 중 하나이다. 승리는 비박계 초선 김종태 의원의 차지였다.
4. ‘비박계 물갈이’ 논란이 있었던 대구 달서 乙에선 비박계 현역 윤재옥 의원이 공천됐다. 윤 의원은 경선에서 친박 후보를 자임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물리쳤다.
5.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상훈 의원은 대구 서구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박계 윤두현 예비후보에게 이겨 공천이 확정됐다.
6. 선거구 통폐합으로 현역 의원 2명이 경선을 치른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에선 비박 황영철 의원이 친박 한기호 의원에게 이겼다. 황 의원은 국회법 파동 때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에 반대했었다.
7. 서울 성북乙에선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이(親李)계 김효재 전 의원이 민병웅 당협위원장에게 이겼다.
8.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동구)은 곽규택 전 검사와 결선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친박계로 불리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최근 행태중 특이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부하는 모습을 주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부를 충성으로 착각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모시는 사람을 욕보인다. 이기붕 때문에 이승만이, 김형욱 때문에 박정희가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었다.
親朴이 진실로 충성파라면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이란 公的 제도, 헌법, 그리고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 그런 입장에서 왜 나라를 위하여 유승민, 진영, 이재오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하느냐를 논리적으로(그리고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는 대통령과 청와대를 대신하여) 설명해야 했었다. 대통령의 國政 운영을 어떻게 방해하거나 협조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감정을 앞세우면서 내몰려고 하니 私黨化니 朴薦(박천)이니 하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 세력은 국민들을 향한 논리적 설명 대신에 대통령 개인을 향한 前근대적인 아부성 발언이나 김무성 대표를 향한 감정적 언사를 쏟아낸다. 이는 한국인의 민족성으로 고착된 저항적 정의감에 불을 질러 경선에서 친박계가 패배하고 있는 원인을 제공한 것 같다. 한국인들은 권력자에 빌붙어 행세하는 이들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 프레임에 갇힌 정치인은 몰락하는 정도를 넘어서 응징을 당한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약하게 보이는 사람들을 도와준다. 朴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것도 '연약한 이미지' 덕분이었다. 지금은 친박 세력의 아부성 발언 등으로 '억센 이미지'가 강해졌다.
이념전쟁이 계속되는 한국의 모든 선거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정권의 대결이란 성격을 피할 수 없다. 안보 및 이념문제가 선거에서 주제가 되지 못하면 보수는 대동단결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主敵 개념이 모호해지면 필연적으로 보수분열이 시작된다. 친박세력이 선거전략으로 북한정권과 종북세력이 아닌 김무성 세력을 主敵으로 삼은 것은 치명적 실수로 기록되지 않을까?
*660년 羅唐연합군은 백제를 멸망시켰다. 唐은 내친 김에 新羅마저 치려고 했다. 신라가 臨戰(임전)태세를 갖추자 蘇定方(소정방)의 唐軍은 백제 포로들만 데리고 귀환했다. 당시는 唐의 전성기 高宗(고종) 시대였다. 고종은 '어찌하여 신라마저 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蘇定方의 대답은 그대로 신라에 대한 세계 최강국의 최고 찬사이다.
'신라는 그 임금이 어질고 백성을 사랑하며 그 신하가 충성으로 나라를 섬기고, 아랫사람은 윗사람 모시기를 父兄 섬기듯 하니 비록 작지만 도모할 수가 없었습니다.'
(新羅其君仁而愛民 其臣忠以事國 下之人事其上如父兄 雖小不可謨也)
仁愛忠事(인애충사), 즉 어짐, 사랑, 충성, 섬김, 이것이 신라의 公民(공민)윤리였다는 것이다. 신라의 신하가 충성을 바치는 대상이 임금이 아니고 국가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런 公的 윤리는 현대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1300여 년 전에도 나라를 임금 위에 놓았는데 21세기의 친박파는 대통령을 나라 위에 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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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古(만고)의 진리: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좌파는 자충수로 망한다. 좌파가 분열할 때는 노선투쟁이라도 하는데 선거를 앞둔 새누리당의 분열엔 기준도, 正義도, 이념도 없다. 私感, 이기주의, 배신, 아부, 盲從뿐이다. 公的 마인드가 없는 정치투쟁은 朋黨 수준으로 전락한다.
박근혜 충성파가 완장을 찬 듯이 하는 행동은 보수세력을 분열시키는 정도를 넘어 선거에서 국민적 저항을 부를 수도 있다. 한국의 보수는 대동단결하여, 국회를 마비시키고, 북한정권의 핵개발과 인권탄압을 덮어주며, 종북세력과 손잡았던 세력을 총선으로 정리하는 것을 역사적 사명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은 親朴, 非朴이 서로 싸우는 데 에너지를 탕진하고, 여기에 보수성향 국민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인터넷에선 보수 성향 국민들이 親朴, 非朴으로 갈라서서 主敵인 북한정권 및 從北에 대한 표현보다 더 거친 표현으로 서로를 물어뜯고 있다. 북한정권이 아니라 朴 대통령을 지지하느냐 비판하느냐를 두고 원수처럼 싸우는 모양새이다.
보수 분열로 총선을 망치면 분노의 화살은 김무성 세력보다는 공천을 주도한 대통령과 청와대와 親朴충성파로 향할 것이다. 북핵문제, 경제문제, 이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動力이 약해지고,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朴槿惠 대통령의 구상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朴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하면 金泳三 이후 두번째로 정권을 좌파에 넘겨주는 우파 대통령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1997년에 김대중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도록 밀어준 이는 좌파적 역사관에 넘어간 김영삼 대통령의 보수 분열 노선이었다(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 이른바 '역사 바로세우기' 등 갖가지 조치가 보수층의 離反을 가져왔다).
퇴임후의 안전이나 영향력을 위하여 애쓰는 만큼 깊은 함정을 파게 된다. 퇴임하면 힘을 잃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 이게 한국의 정치 원리이다.
대동단결, 백의종군, 分進合擊이 보수의 행동윤리여야 하는데, 지금은 同而不和의 길을 걷고 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새누리당 정권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가 임박한 가운데 核前무장해제 상태에서 核前분열을 하니 집권세력으로서 이보다 더한 타락은 없다. 자주국방을 포기한 정치가 하지 못할 짓은 없다. 수치심이 없기 때문이다. 자포자기의 허무주의가 판 치는 곳이 한국 정치이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비극성은 박근혜 충성파가 몰아낸 사람이나 대신 들여보낸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공천의 유일한 기준이라면 이런 정당은 公黨이 아니라 私黨이다.
*ps: 국회와 국회의원은 법률이 아니라 헌법에 그 존재와 기능이 명시되었다고 하여 흔히 헌법기관이라 불린다. 與野가 공무원을 발령내듯이 현역 의원들의 공천과 탈락을 密室에서 결정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모독이다. 현역의원의 공천을 배제할 때는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 운운 할 게 아니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를 선출한 유권자에 대한 公黨의 예의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선거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 중 조해진, 주호영, 진영 의원은 黨論을 거부하고 국회 마비 사태를 부른 국회법 개정(자칭 국회선진화 조항)에 반대표를 던졌던 인물이다. 이 행동이 이번 공천 심사 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2012년 5월2일 국회본회의 표결 때 국회법 개정에 반대한 與野 의원은 48명이었다.
출처;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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