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신병 처리를 놓고, 임채진 검찰총장이 검찰 안팎으로부터 여론수렴을 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자 불구속으로 미리 가닥을 잡아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보수시민사회 인사들은 임 총장에 대해 “부적절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 언론도 임 총장의 태도가 검찰 독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검찰총장이 정치적 판단을 하고 나서는 모양새가 되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자초했다는 점과,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부분을 지나치게 시간을 끌고 여론수렴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검찰 스스로 검찰 내부의 갈등을 표출한 꼴이 됐다는 것이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원칙적인 관점에서 검찰의 역할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법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법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는 행위는 정치적인 요소를 참조하게 되는 것이니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전직 국가원수와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검찰총장의 고민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고민을 자신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내려야지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의견을 묻고) 너무나 오랫동안 끌고 가는 것은 의견이 분화되고 표출되는 계제를 만들어 갈등의 빌미를 주게된다”면서 “언론이 (검찰 총장 발언에 대해) 각각 다른 말을 하는 것에도 빌미를 주었다”고 꼬집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임헌조 사무처장은 “일선 검찰이나 법을 판결하는 판검사들은 법과 원칙 그리고 소신이라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주어야 한다”며 “법이 아닌 정무적 판단을 해서 정치검찰이란 비판을 듣는 것은 검찰 스스로 포퓰리즘의 노예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아울러 “그런 행위가 내부적으로는 검찰, 경찰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만큼은 냉정한 이성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충고를 덧붙였다.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비판의 강도가 더욱 거셌다. 서 본부장은 “임채진 검찰총장은 자격미달의 탄핵감으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단언했다.
서 본부장은 이어 “무슨 연루가 돼있지 않는 한 검찰총장이 그렇게 해선 안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가중처벌해도 시원치 않은데, 구속하면 검찰 내부가 분열된다는 그런 말은 있을 수도 없는 말이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는다면, 전국의 교도소 문도 활짝 열고 다 풀어줘야 할 것”이라며 “그때서야 검찰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검찰도 해체해야 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고영주 변호사는 “검찰 총장이 의견을 묻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긴 힘들다. 그리고 대검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보도가 사실이 아니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나와 봐야 알 것”이라면서도 “만일 불구속하겠다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을 통해 “전직 대통령 신병처리 문제인 만큼 심사숙고할 수도 있지만 검찰 수뇌부가 주춤거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에 훈수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라며 “감안해야 할 변수가 많다면 그야말로 정치적 결정이라는 오해를 사게 되기 때문에 복잡한 사안일수록 단순한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 검찰의 독립성은 법과 원칙에 따를 때에만 확보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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