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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與 공천, 親朴 현역 한두 명 교체로 눈가림할 생각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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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07 03:23
새누리당이 지난 4일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10일을 전후로 지역구별 여론조사 경선에 들어간다. 앞으로 경선과 단수(單數) 공천이 섞이면서 후보 등록일(3월 24~25일) 직전까지 공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여 명의 단수 추천자에서 경북 구미을(乙)의 친박(親朴) 3선 김태환 의원이 탈락한 부분이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현역 교체의 신호탄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 정도는 큰 강물에 물 한 바가지 붓는 정도라 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공천 작업이 시작된 이후 극심한 계파 싸움에 휘말려 온갖 추태를 국민 앞에 노출했다. 살생부(殺生簿)가 나돌더니 당내 여론조사까지 유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리더십은 실종되고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공천이 이뤄지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에 몰렸다. 그러는 동안 더민주당은 현역을 10명 이상 탈락시켰고 앞으로도 더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친노(親盧)·운동권 정당에서 탈피하겠다는 약속도 여러 번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민주당이 오름세를 타는 것은 이런 몸부림에 국민이 호응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새누리당이 후보 등록일이 20일도 남지 않은 지금이라도 해야 할 일은 민심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이번 총선으로 구성될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19대 국회와는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 한다. 국회의원 몇 십 명 바뀐다고 국회와 정치가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누리당 내에선 김태환 의원 한 명을 희생양으로 삼아 비박(非朴) 현역들을 대거 탈락시키고 이른바 진박(眞朴)들이 그 자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민심을 따르는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경제가 좋아졌는가, 외교를 잘했는가, 아니면 대북 관계에서 긴장이 완화됐는가. 이것만은 확실히 좋아졌다고 국민 앞에 내놓을 만한 것이 무엇인지를 겸손하게 되물어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친박 현역 한두 명 교체하는 것으로 눈가림하겠다면 그야말로 국민을 우습게 보는 짓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계파 싸움의 덫에 걸려 어느 한쪽으로도 움직이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편싸움에만 몰두하다가 제 발등 찍는 줄도 모르고 자초한 일이다. 민심을 무시한 공천을 밀어붙이면 그 결과는 집권당 교체가 될 것임이 불 보듯 뻔하다..
출처;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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