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국제고 설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양지역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20일 김 당선인 취임준비팀은 2006년부터 도교육청이 해당 지자체와 설립을 추진 중인 구리외고 등 5개의 특목고 설립에 대해서는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동탄 국제고는 이미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므로 예정대로 추진하겠지만 고양국제고는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혀, 지난 14일 최종 승인 된 고양 국제고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
이에 학부모들은 물론 국제고 설립을 추진해 오던 고양시와 택지지구 개발 시행사도 ´며칠만에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더불어 분양계약자 인터넷 카페에서도 항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국제고교가 들어설 고양시 식사동 식사택지지구에 있는 DS삼호건설의 경우 분양 계약자들의 확인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
DS삼호건설 도성수 홍보담당 이사는 "강현석 고양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요청으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국제고를 설립키로 한 것인데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제고 설립을 재검토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외고나 과학고, 국제고 등 특목고는 준비 과정이 달라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데 국제고 설립이 지연되거나 전면 보류될 경우 진학 준비와 지도에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당선인 측의 국제고 설립 재검토 시사 방침에 ▲고양지역 학부모 ▲고양시의 학교관계자 ▲고양시 입주자예정자 ▲고양시청 관계자 등은 "확정된 것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 있느냐"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주민 김모(49.주교동) 씨는 "주민 의견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에 앞서 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당선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양의 한 중학교 교장은 "국제고 설립 문제를 놓고 현 교육감과 교육감 당사자간 입장이 달라 혼란스럽다"며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외고나 과학고 등 방향을 정해 준비를 하는데 어떻게 진학지도를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고양국제고는 2011년 개교 예정으로 만일 학교 설립이 보류되거나 안 될 경우 당장 2학년 학생들부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제고 설립을 적극 추진해 왔던 강현석 고양시장은 "이미 결정된 사안을 교육감이라고 해서 번복할 권한은 없다"며 "(김 당선자가) 전임자가 한 정책을 한꺼번에 뒤바꾸며 막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제고 설립 예정인 식사지구 입주예정자들도 교과부와 도교육청, 당선인 취임 준비팀 등지에 항의 전화를 걸고 교육청과 당선인, 지역구 국회의원 홈페이지 등지에 항의문을 게재하는 등 국제고 설립 재검토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존 정책을 무시하면 완전 망함(경기도민)”, “도교육청 홈피에 글남겼습니다. 제발 고집 피우지 않고 엉뚱한 짓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주엽정)”, “미치겠다....... 1년 2개월 언제가나...... 이래서 도장찍을땐 항상 조심해야는건데...(멀뚱)”이라고 김 당선인과 그 정책에 대해 한탄했다.
특히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불사한 채 실력행사에 나서 학교 설립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입주예정자 강모씨(37)는 "당시 국제고 설립 예정 광고를 보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후 갖은 홍역을 치른 뒤 국제고 설립을 가까스로 확정지었는데 이제 와서 바꾸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교육청의 정책을 누가 믿겠느냐"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설립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 난 게 아니므로 일단 도교육청의 방침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 동안 고양시는 교과부와 도교육청과의 사전협의를 비롯, 학교부지와 건립비용 확보 등 사전 준비를 추진해 왔다.
반면 일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도교육청의 국제고 설립에 탐탁치 않아하는 입장도 있다.
고양시민회 한 관계자는 "이 지역 초·중학교 교육을 입시준비로 몰입시키는 국제고 설립을 반대한다"며 "특히 김상곤 당선자가 당선 후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 현교육감이 고양국제고 설립 승인을 서둘러 발표해 차기 교육감이 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주민 김 모(43.여) 씨는 "국제고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은 소수로 사교육비 지출이 전체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반 MB식 교육정책’을 내건 김 당선인은 취임 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교육청의 업무보고 거부’ 등의 마찰도 겪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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