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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동맹·통일외교 위해 '과거史 충돌' 참은 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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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美·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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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자 기사 인쇄
입력 : 2015.11.03 03:00 | 수정 : 2015.11.03 08:07
중국의 힘 빌려 北核 억지
동맹국 美서 불만 나오자 "역사와 다른 현안 분리"… 美에 '對日 투 트랙' 설명
"위안부 문제 해결 없이 한·일 정상회담 없다"는 본인 원칙 잠시 물러서기도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한·일 정상회담을 끝으로 올 하반기 주요 국가와의 정상외교를 거의 마무리했다. 남은 일정은 아태(亞太) 지역 등의 다자(多者) 회의 행사가 대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9월 한·중 정상회담, 10월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국과 미·일 사이에서 여러 압박을 받았다. 특히, 통일 준비 외교와 북핵 해결, 한·미 동맹 재확인 등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해관계가 다른 미·중을 모두 만족시키는 외교를 해야 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 없이 한·일 정상회담은 없다'는 본인의 신념에서도 잠시 물러섰다. 박 대통령의 한 참모는 "미·중·일 사이에서 우리 입장을 모두 다 지키기는 쉽지 않았다"며 "'아베를 만나지도 않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미국의 시각도 의식해야 했다"고 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그와 같은 '고민'의 결과물인 셈이다. 지난 9월 박 대통령은 미국 내의 부정적 기류를 무릅쓰고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방국가로서는 유일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가장 시급한 외교적 목표는 중국의 힘을 빌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거기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이른바 '통일 외교'의 시작이었다. 실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시 주석을 설득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동의도 이끌어냈다.
그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미국 조야(朝野)에 확산된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박 대통령의 10월 방미(訪美)는 이를 불식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박 대통령이 미 고위 인사들로부터 받은 요청 가운데 하나가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였다는 것이다. 중국과 경쟁하는 미국으로서는 굳건한 '한·미·일, 삼각(三角) 안보 체제'가 필요했다. 미국으로서는 역사문제로 한·중이 손잡고 일본과 대결하는 구도가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박 대통령은 '역사 문제와 다른 현안은 분리 대응한다'는 '대일(對日) 투 트랙 노선'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 정부의 역사 문제 대응 방식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데 어떻게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불만도 표시했다고 한다. 어찌 됐든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에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방문, 현지의 외교·안보 전문가들 앞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미국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돼 청와대는 한·중·일 정상회담만 갖고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 아베 정부가 진전된 입장 변화를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회담을 깰 경우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예정대로 추진됐다. 외교 소식통은 "'통일 외교'를 위해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다 보니 동맹국인 미국에서 '불만'이 나왔고, 그 불만을 의식한 박 대통령으로서는 내키지 않더라도 아베 총리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열린 이날 아베 총리와의 회담은 역사·위안부 문제가 '시한폭탄'이었으나 박 대통령은 '뇌관'을 건드리진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확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저는 외교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직전 열린 단독 회담에서 두 정상은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해 양국 협의를 가속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그 약속을 지키는 데 성의를 보이라'는 뜻인 셈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날 회담 내내 '연내(年內) 타결'이라는 시점을 못 박기 위해 아베 총리를 여러모로 설득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많이 참는 모습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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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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