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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태에 대한 꼴보수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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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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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녀석과 술을 한잔 하면서 장자연 얘기가 나왔다.. 그 녀석은 평소 보수성향의 나를 ‘꼴보수’라고 놀리는 놈이었다.. 물론 나도 그 놈을 ‘단세포 찌질이’라고 부른다.. 어쨌든 그 놈의 질문은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꼴보수의 입장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평소 내 지론과 논리로 장자연 문제를 일관성 있게 해석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냐고 물었다..
나는 내 의견을 말하기 전에 먼저 그 녀석의 생각을 물었다.. 그 놈의 대답은 간단했다.. 검찰이 박연차 리스트만 파헤치지 말고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수사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자연 리스트와 연루된 놈들을 모조리 쇠고랑 채울 때, 권력과 연계된 연예계의 오랜 비리관행도 청산될 수 있다는 것이 그 놈의 주장이었다..
“역시 너는 단세포 찌질이야” 그 녀석의 주장에 대한 내 대답이었다.. 연예계의 숨겨진 모든 비리와 비교해 볼 때, 장자연 리스트의 문제점은 얼마나 될까? 빙산에 일각? 그 비유조차 적당치 않은 극소한 문제일 것이다.. 썩은 저수지에서 퍼 낸 한 바가지 더러운 물 정도의 비유가 타당할 것이다.. 그만큼 연예계의 썩은 관행은 광범위하다..
한 바가지 물을 정화한다고 저수지가 깨끗해질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그저 “재수 없어 걸린 놈들”이란 생각이 연예계에 팽배해지며 그들의 수법만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물론 나는 장자연 리스트로 얽힌 범법자들을 사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수사해서 밝혀내고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제2의 장자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 추잡한 비리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잘못된 구조를 방치한다면 재수없이 걸린 놈을 아무리 족쳐봐야 문제는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 온갖 똥물과 오물, 폐수가 유입되는 구조를 방기한 체, 바가지로 퍼 내며 열심히 정수를 해봐야 저수지는 결코 깨끗해 질 수 없는 것이다..
일전의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장자연 리스트에서 부각된 연예계의 비리는 바로 “독점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연예계는 다른 방송의 진입이 철저하게 차단된 상태에서 방송삼사의 독점구조로 운영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선택의 여지는 사라지게 된다.. 그저 방송사와 PD들의 선택에 따라 시청자는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리 옆집의 별 볼일 없는 호순이도 방송3사의 PD들에게 간택되면 순식간에 스타가 될 수 있다.. 반면에 아무리 재색을 겸비한 장래성 있는 연예인 지망생이라도 그들에게 밉보이면 매장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방송의 독점구조는 방송사와 그에 연관된 이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발생된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방송국 PD들과 연계된 기획사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기획사는 방송국과의 커넥션을 유지하기 위해 뇌물을 공여하고 노예화된 연예계 지망생들에게 성상납을 강요하게 된다.. PD들 역시 우리사회의 다른 권력과의 관계를 위하여 성 상납을 중계하는 포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장자연 사태를 만들게 된 것이다..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어도 그를 위해 권력이 집중된다면 반드시 악한 결과를 낼 수 밖에는 없다는 자유주의 논리가 여기서도 증명된다.. 방송의 공영성이니 어쩌니 하면서 그럴듯한 의도로 만들어진 독점구조는 결국 방송사와 PD들, 그리고 그와 연계된 기획사들에게 엄청난 권력을 주며 추잡하기 이를 데 없는 비리를 양산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방송사의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방송에 진입장벽을 없애면 된다.. 누구나 방송사를 만들 수 있고 또 원한다면 종합편성을 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 그래서 수많은 방송사들이 경쟁을 하는 체계로 구조를 개혁한다면 방송삼사의 독점권력은 자연히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경쟁 체제 하에서는 방송사와 PD들도 절박해 질 수 밖에는 없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부당한 희생을 강요한다면, 재능 있는 이들은 그 방송사를 외면하고 다른 방송사로 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방송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방송국을 망하게 하거나 그들을 실업자로 만들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연예계는 정화될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디어 개혁법안 문제의 본질은 바로 이 것이다.. 방송의 독점구조를 혁파하고 재벌이던 언론이던 누구던 의도만 있다면 종합편성 방송을 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독점의 혜택 속에서 무소불위의 권력과 평균 1억 연봉을 향유하는 방송노조의 입장에서는 그런 미디어 개혁법안이 달가울 리 없다..
그러니 미디어 개혁법안을 권력이나, 재벌이나, 조중동에게 방송을 넘기는 작태라는 핑계로 그토록 반대를 하는 것이다.. 결국 말은 그럴듯하지만 시청자와 방송지망생들의 피를 빨아 유지되는 그들의 독점권력, 그것을 지키려는 철밥통 사수에 불과할 뿐이다.. 장자연의 비극을 만들어낸 그 추잡한 구조를 끝까지 사수하여 영화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장자연 문제.. 단세포 찌질이는 관련자들의 법적 처벌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그의 주장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내가 그 놈을 단세포라고 부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마녀사냥에나 열을 올리는 모습이 한심하기 때문이다.. 한번만 더 생각하면 방송의 독점구조 해체만이 문제해결의 답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장자연 문제에 대한 꼴보수의 해석이며 해법이다.. 단세포 찌질이의 단무지적인 비분강개 논리보다는 훨씬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지 않은가.. ^^
출처 엔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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