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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안보실장,요란한 뱃고동 소리엔 달빛만 가득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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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5일 (화) 전영준 dugsum@nate.com
▲ 사진@ytn화면캡처
항복할 자에게 다시한번 기회를 주는 문구가 명확한 '이행각서'를 받아야 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25일 새벽 남북은 지난 4일 발생한 DMZ 지뢰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도발 시작된 군사적 긴장 국면을 해소하기로 합의하며 총 40여시간의 마라톤 협상끝에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합의문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1.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2.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
4.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기로 했다.
6.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 합의문에 보수층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킬 문구가 명확한 ‘이행각서’를 받아오라 했더니 북한이 건강하다는 ‘건강증서’를 받아온 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첫째, 김관진 안보실장은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협의를 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담의 결과를 보면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으려고 인내심을 갖고 협의를 했는지 아니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했는지 회담의 목적이 불분명하다.
25일 YTN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은 5시간이나 회담장을 떠난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평양에서 김정은과 협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표단은 우리의 실리취득을 위해 열(熱)과 성(誠)을 다했는 지 의문이 간다.
둘째, 김관진 안보실장은 발표문 자리에서 북측의 '북측은 남측 지뢰폭발로 부상당한 유감 표명했다.‘를 합의문과는 다르게 자의적으로 사과와 재발방지로 왜곡 발표해 국민들을 오도(誤導)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번 북한의 유감 표명 문항은 남북 관계에 있어서 북한이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자화자찬했다.
일부 언론들도 “북측이 ‘시인과 사과’ 주체를 北 명시한 건 19년 만에 처음”이라고 맞장구 쳤다.
심지어 청와대 관계자도 ‘유감을 표명했다‘는 대목이 포함된 점을 들어 “북한으로부터 사실상 사과를 받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이란 표현을 사용했다하여 주체가 명시되어 있다고 기뻐 좋아하며 북측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 하여 사과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합의문 2항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가 있다.
북측이 유감을 표명한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이 ‘우리의 잘못으로 지뢰폭발’ 한 것에 대한 제3자적 위치에서 유감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2항은 북측의 사과표현도 찾아볼 수 없고 유감 표명의 주체도 알 수 없는 것으로 우리 측만이 보고 만족해야 하는 도깨비 문장이다.
셋째,합의문 3항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우리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한‘이란 조건을 단 점을 들어 “그동안 우리가 요구해온 사항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란 말에서는 북측인지 남측인지 행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넷째, 남북은 현안 외에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하고, 이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실무 접촉도 내달 초에 갖기로 했다.
사과를 받아야 하는 회담에서 이런 논의를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북측의 의위기 극복을 위한 외곽때리기에 우리가 당했다.
다섯째, 합의문 6항에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에 남측의 민간단체와 교류를 할 책임 있고 신뢰할 민간단체가 있는지 묻고 싶다.이 또한 립서비스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에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단호함에 신뢰를 보내며 50여명의 병사들이 전역을 연기하는 애국심을 나타냈다.
어찌된 영문인지 김관진 실장이 발표하는 합의문에는 국민들이 환호할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김관진 실장은 항복해야 할 상대들과 40여시간씩이나 인내심(?)을 발휘하는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된 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은 미사여구로 가득 찬 합의된 외교문서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었다. 항복할 자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문구가 명확한 이행각서를 받는 자리였다.
그러나 방귀 뀐 놈이 성내는 데 냄새 맡은 우리가 되레 방귀 뀐 것처럼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이 도발에 대해 사과를 안 하겠다고 하면 하지 말라고 하면 된다. 우리는 계속 대북방송하면 된다.
회담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과감하게 결렬을 선언하는 것도 좋은 회담 결과다.
김관진 실장의 발표하는 태도를 보고 용맹스러운 호랑이의 모습이 아니라 힘 빠진 고양이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씁쓸했다.
김관진 실장은 판문점으로 떠날 때의 요란한 뱃고동 소리와 달리 근심걱정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왔다.
출처;푸른한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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