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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상당수 못쉬어… 재판 연기 알리느라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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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暗 엇갈린 임시공휴일… 갑작스러운 결정에 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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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17 03:00
- "덤으로 생긴 휴일 즐기자"
경복궁 등 방문객 크게 늘어… 쇼핑·극장가에도 人波 북적
- "휴일?… 일 처리하려 출근"
법원, 우편통지서 받았는지 일일이 전화 걸어 확인
진료·수술일정 바꿀 수 없어 대부분 병원에선 정상근무
지난 14일은 정부가 국민 사기 진작과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지정한 임시 공휴일이었다. 여름휴가와는 별도로 광복절 3일 연휴가 생기면서 상당수 시민이 가족과 함께 문화생활에 나섰고 백화점과 외식 업계 등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정부가 사흘 전인 11일에야 임시 공휴일을 확정하면서 일부에선 업무 차질과 소동이 벌어졌다.
광복절 연휴가 시작된 14일 하루에만 서울 경복궁에는 2만9000여명이 찾아 평소보다 2배 정도 방문객이 늘었다. 덕수궁, 창덕궁 등 다른 고궁에도 평소보다 3~4배 많은 가족 나들이객이 찾았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광복절 전야제'가 열리면서 1만여명의 시민이 축제에 참여했고, 도심 극장과 물놀이 공원 등에도 인파가 몰렸다.
16일 가족과 함께 경기도 용인의 한 물놀이 공원을 찾은 최새라(42)씨는 "7월 말에 휴가를 다녀왔지만, 사흘 연휴가 생기다 보니 또 휴가를 가는 기분으로 교외를 찾았다"고 했다. 대명리조트 관계자는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일엔 6.7%, 14일엔 8.2%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14~15일 해운대 등 부산 지역 5개 해수욕장엔 400만여명이 찾았다. 한 부산 지역 상인은 "작년 광복절에는 부산에 비가 내려 특수(特需)가 예년만 못했는데 올해는 장사가 그럭저럭 됐다"고 했다.
메르스 여파로 경기 부진에 시달렸던 백화점 등 쇼핑가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월 14~15일 매출이 7.9%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일 "8월 14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2500만명이 쉰다는 가정하에 소비 지출액 1조9900억원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관공서에서 처리해야 할 사안이 있는 민원인들은 갑작스러운 공휴일 지정에 허둥대야 했다. 병원은 수술·진료 일정을 연기할 수 없어 그대로 문을 열었다. 상당수 중소기업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휴무 발표에 업무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해 그대로 출근했다.
법원은 지난 4일부터 소송 당사자들에게 재판 기일 연기 사실을 알리느라 진땀을 뺐다. 소송 당사자들에게 우편은 물론 전화를 걸어 우편 통지서를 받았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마다 하루 수백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보통 1~2개월 전에 재판 일정이 잡히기 때문에 열흘 전에 갑자기 재판이 취소되면 당일의 혼선은 물론 다음 일정을 잡는 데도 애를 먹는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 5' 병원을 비롯한 대부분 병원 의료진은 임시 공휴일에도 정상 근무했다. 이미 진료·수술 일정이 잡혀 있다 보니 다시 조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이날 진료한 환자의 진료비에 30%의 '공휴일 가산금(加算金)'을 받아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대형 병원들은 대부분 가산금을 받지 않았다. 다만 공공 의료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은 14일 휴무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상당수는 이번 임시 공휴일에 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이 이달 초 조합원 6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4%가 '임시 공휴일(14일)에 쉬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임시 공휴일을 갑작스럽게 발표해 준비되지 않아서(47.4%)가 가장 많았다. 이날 근무한 한 중소기업의 과장급 직원은 "납품 일정이 있는데 무작정 쉬라고 한다고 쉴 수 있느냐"고 했다.
임시 공휴일에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굴렀다. 14일 서울 지역 어린이집 운영률이 57%에 그치는 등 전국적으로 어린이집 절반가량이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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