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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사과 "대통령 거부권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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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표결 불참, 국회법 재의결 끝내 무산 야당, 여당의원 호명하며 투표 종용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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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06 21:09
인쇄하기문대현 기자(eggod6112@dailian.co.kr)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송구하다”며, “집권여당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취지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이 처리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무산과 관련해 "과정이야 어떻든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무산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국회법 개정안 내용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강제성이 없다고 해석을 했지만 야당은 강제성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며 갈등과 혼란이 지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와 관련 정부 내 법령 유권 해석기관인 법제처에서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그 뜻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입법 활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민생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개표도 못한 채 표결 종료
한편, 전자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이날 표결에는 총 298석(새누리당 160명, 새정치민주연합 130명, 정의당 5명, 무소속 3명) 가운데 130명만 참석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투표가 시작된 이후 기표소로 향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택했다. 다만 무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 의원 가운데 정두언 의원은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표결에 불참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했다. 다만 불참 방식은 모두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대신 각 의원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야당 의원들의 지연으로 예정된 2시보다 약 25분 뒤 시작한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집행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갈등을 피해갈 수 없다"며 "행정입법의 수정 변경 요구를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치 않다"고 재의 이유를 설명했다.
황 총리는 "국회 상임위가 요청한 내용대로 행정입법을 수정 변경해야 한다면 정부의 행정입법권을 침해해 위헌 소지가 크다"며 "요구를 요청으로 수정하면서 정부는 요청 받은 그대로 수정 변경 의무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황 총리를 상대로 재의 요구와 관련한 질의 공세를 퍼부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가 행정부를 통제하는 기관인지 정부를 끌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며 황 총리를 압박했다.
같은당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메르스로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고 가뭄으로 농민의 마음은 타들어가는데 정쟁을 유발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 원칙도 아니고 독선과 오만의 표출"이라며 "여당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오리지 친박사령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앞으로 국정에 있어서) 여론과 언론의 여구를 충분히 감안하고 수렴하겠다"면서도 '대통령을 보좌할 때 정신 똑바로 차리길 바란다'는 말에는 "나는 나대로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판단할 것으로 안다"며 물러섰다.
이어 진행된 표결 관련 토론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발언자로 나서 황 총리에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헌법에는 명시적으로 행정부에 행정입법을 부여하지만 국회에 행정입법을 재개정하도록 할 권한은 부여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 국회는 아무런 통제 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엄격히 통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석에서는 "그것과 그것이 같나!", "그만하고 내려오세요!", "표결에나 참여하세요!" 등 고성이 쏟아져 나왔다. 이 의원은 꿋꿋이 발언을 이어갔지만 야당 의원의 항의가 계속되자 "내가 뭐 야당 비난을 했습니까"라며 같이 역정을 내기도 했다.
▲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표결에 동참하지 않은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투표"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표결 참여 않은 여당에 발끈한 야당, 아수라장된 본회의장
뒤를 이어 몇몇 야당 의원들의 토론이 계속되다 본회의가 시작된지 약 1시간 17분이 지난 3시 42분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에 대한 투표가 시작됐다. 그러나 여당 의원을은 예정대로 자리에 앉은 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에 야당의 항의가 쏟아졌다.
야당 의원석에서는 "여당이 투표를 안 하는 법이 어딨나", "반대표나 기권표를 던지면 되지 않느냐", "오늘 법안처리 안할간가?"라는 항의가 터져나왔지만 여당 의원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석 앞까지 찾아가 "자유민주주의를 외쳤던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집단 행동으로 투표를 안하나. 여기가 북한인가"라고 소리쳤다.
이 원내대표는 "학식이 높은 여당 의원님들이 위에서 한 마디 한다고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건가"라며 "찬성할 분은 하고 반대할 분은 반대하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자유 의사에 맡기세요!", "왜 야당이 여당보고 투표하라마라 해요"등의 말로 맞받아쳤다.
해답이 보이지 않던 공방을 이어가던 야당은 결국 '투표'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여당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며 "투표하세요!"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에 여당 의원은 "그만해!", "뭡니까 이게!"라며 맞섰고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 의장은 4시 35분이 지난 시간에 "내가 시간을 55분 드렸지만 현재 투표소 상단에 적힌 명패수를 보면 재적 의원 과반(150석)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판단하건대 더 이상 기다려도 과반수를 총족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에 따라 이 안건은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는 말과 함께 의사봉을 강하게 세 번 내리쳤다.
이에 국회법 개정안은 19대 국회 회기 종료 전 본회의에 재상정하지 않은 이상 자동 폐기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와 관련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총 결정대로 한 것"이라며 "거취에 관한 입장 발표는 오늘 없다"고 단언했다.[데일리안 = 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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