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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귀순 병사 우리군 코 앞에서 하룻밤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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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식 기자 이메일
yangsshik@chosun.com
입력 : 2015.06.16 11:10 | 수정 : 2015.06.16 11:25
지난 1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김모(19) 병사(하급병사)가 귀순 하루 전(14일) 우리 군 경계초소(GP)에 도착했지만, 다음날에야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군 병사가 우리군 경계초소 코 앞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6일 “15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14일 야간 북측 철책을 통과한 뒤 야음을 이용해 아군 GP 인근 고지 주변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며 “15일 오전 7시55분쯤 근무 중이던 GP 병력이 철조망 지역 외곽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귀순자를 처음 발견했다”고 말했다.
북한군 병사가 대기한 장소는 GP 상황실에서 불과 4m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GP는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철책선 경계를 담당하는 GOP(일반전초)로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적 감시망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감시가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 “14일 야간 날씨가 10m 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가 끼었고 잡목이 우거져 있어 시야가 크게 제한됐다”며 “GP 외곽 철조망 아래는 낭떠러지 지역”이라고 했다. 군은 이번 귀순 사건이 발생한 화천 지역 GP에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설치했으나, 안개가 자욱해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10월엔 북한군 병사 1명이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으로 넘어와 우리 군 GP 창문을 두드리며 귀순 의사를 표명한 ‘노크귀순’ 사건이 발생해 군 관계자들이 줄줄이 문책당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귀순한 북한군 병사 김씨는 후방지역 장교 운전병 출신으로 잦은 구타 등으로 복무에 염증을 느껴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7일 부대를 이탈한 뒤 일주일간 차량을 타거나 걸어서 남쪽으로 이동해 중동부 북한군 전선지역에 도착했다. 군과 국정원, 기무사 등은 김씨의 귀순 경위와 동기 등을 합동신문 중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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