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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急速확산 사우디… '센터' 만들고 집중 대응, 두달 만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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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생국 사우디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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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이메일
mjkim@chosun.com
권순완 기자
입력 : 2015.06.04 03:00
발생 2년째 갑자기 환자폭증, 한국과 같이 병원서 감염돼… SNS에 온갖 의혹·공포 확산
보건장관 교체, 전담병원 신설… 5月 200명 환자 → 7月 9명
2014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제다'. 한 신장(腎臟) 질환자가 급작스러운 상태 악화로 수도 리야드 '킹파이살전문병원(KFSH)'으로 이송됐다. 그가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지 일주일 만에 임신 중인 간호사를 비롯해 그를 돌본 의료진이 일제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됐다. 뒤늦게 추적조사가 시작됐고, 이 환자가 전에 있던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사전에 아무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접촉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던 것이다.
2012년 9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메르스가 발생한 사우디는 발생 2년째인 작년 4월 갑자기 메르스 감염자가 폭증했다. 제다를 중심으로 5월 한 달간 200명 가까이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78명이 사망했다. 총 감염자가 700명에 가까웠다.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는 다름 아닌 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간 두 대형병원, '킹파드병원'과 '킹파이살병원'이었다. 신규 감염자의 절반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첫 감염자 발생 이후 전개 상황. 주요 국가별 메르스 감염·사망자.
당시 사태를 지켜봤던 킹파드병원의 집중치료실장은 "마침 환자가 붐비던 시기여서 수많은 일반 환자가 메르스 환자와 응급실에서 뒤섞였다. 환자 격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진은 위생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며, 환자와 대면해 대화하고 손도 제대로 씻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는 우왕좌왕했다. 감염자 역학조사는 물론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체계적인 격리와 추적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초기 격리와 이후 밀접 접촉자 관리에 실패해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는 현재 한국 상황과 유사했다.
당시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사우디 정부가 제공하는 감염자 자료에는 환자의 나이, 성별, 거주지 등 기본적인 정보도 없다"고 지적하기에 이르렀다. 사우디 정부가 추산한 감염자 수가 하루 만에 575명에서 688명으로 수정되며 오락가락하자 국제적 우려가 쏟아졌다. 외국 언론은 사우디 정부에 메르스 대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초동 대응 실패를 두고 '메르스의 감염 매개 동물인 낙타보다 국가의 미비한 보건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키우는 데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확산 직후 압둘라 알 라비아 사우디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메르스 감염자가 급증한 원인은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검사 기술이 발전한 결과일 뿐"이라고 무마하려 했으나, 정부는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SNS에 정부가 메르스의 위험성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퍼져나갔다. 일반 시민과 의료진까지 메르스 공포에 빠지면서, 킹파드병원의 일부 의사·간호사는 메르스 감염 환자 치료를 거부하며 병원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악화일로를 걷던 상황은 보건장관이 교체되면서 반전되기 시작했다. 사우디 국왕은 4월 말 보건장관을 경질하고 아델 파키 노동장관에게 보건장관 직무대행을 겸임시켰다. 파키 장관은 비효율적인 관료 조직 개혁으로 국왕의 신임을 한몸에 받던 인물이었다. 파키 장관은 컨설팅회사 등 자문기관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6월 1일 제다에 메르스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질병관리센터'를 열고 환자 추적과 공중 보건 관리, 임상 작업, 역학조사 등을 시작했다. 킹파드병원도 메르스 환자 전담 구역을 따로 만들었다. 열이나 호흡기 문제를 보이는 환자들은 이 전담구역으로 신속하게 격리됐다.
그 결과 신규 감염자는 6월 28명, 7월 9명으로 줄며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당시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사우디의 취약한 초동 대응을 비판하며 "결국 인재였다. 사우디 병원 대기실에 (감염 매개체로 지목된) 낙타가 앉아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지난 5월 20일부터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가 30명 발생했다. 지난 한 달간 중동 지역 3개 국가에서 신규 감염자가 29명 발생한 것과 비교해 빠른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 "한국에서 메르스 추가 발병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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