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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으로 黨·靑 갈등 심화…곤혹스러운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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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 이메일
hueyduck@chosun.com
입력 : 2015.05.29 14:27 | 수정 : 2015.05.29 15:23
29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당·청(黨靑)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해가 안 간다”며 받아 쳤지만, 당내 친박(親朴)계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하는 기류도 형성되는 등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행정입법의 내용을 입법부가 직접 심사하고, 그 변경까지 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한 것은 법원의 심사권과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은 정부가 만든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자 유 원내대표는 제67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부분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가 정한 법률의 취지와 내용에 어긋나는 경우에만 (수정을) 하도록 돼 있다. 국회가 정부가 만든 시행령에 모든 조항에 간섭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244명 중 11명이 반대했고, 22명이 기권했다. 친박계인 청와대 정무특보인 김재원·윤상현 의원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기권했다. 검사 출신 김진태 의원 등 일부 율사 출신 의원들도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친박계의 불편한 심기가 표결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유 원내대표는 여당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새누리당에서 그 정도 반대, 기권표가 있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일축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과 관련해 “청와대에 여러 경로를 통해서 (설명을) 전달하면 된다. 오늘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삼권분립 위배’라는 평가를 내렸다.
청와대와 여당의 갈등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고비마다 불거졌다. 이달 초에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를 놓고 청와대가 여야 합의에 대해 ‘월권’이라고 반대하면서 공무원연금법 처리가 불발됐다. 이번에 국회법을 개정도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자는 야당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는데, 청와대가 반발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것은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이다. 개혁 성사를 위해 여당이 야당과 합의한 사항에 대해 청와대가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에도 개혁안 처리가 물 건너갈 뻔했다. 당청간의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무원연금법 처리가 불발된 지난 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의총에서 청와대의 ‘월권’ 발언에 대해 “청와대도 (여야 합의 내용을) 다 알고 있었으면서 (협상을) 하고 나니까 이럴 수 있느냐”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친박계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법 개정은) 협상 전략,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유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회법은)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위헌 소지가 있으며, 국회선진화법처럼 국회 운영 과정에서 악용될 소지가 많다. 정부가 시행령 만드는 것을 상임위에서 사사건건 발목잡고 시비를 걸면 국회가 파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번 국회법 개정으로 나타난 당청간의 갈등에 대해 “(국회법 개정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어서 당청간에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어떤 위헌 요소가 있는지를 전문가들이 면밀하게 검토하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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