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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 6개월 간 공짜로 쓰겠다는 세월호 특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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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사 기자 이메일
asakim@chosun.com
입력 : 2015.05.29 11:43
29일 새벽 여야의 공무원 연금법 처리 합의서에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마련 조항이 포함됐다. 여야는 이날 특조위의 활동 시작 시점을 세월호 특별법 시행일인 1월 1일이 아닌 사무처 등의 구성이 완료되는 시점(오는 7월 중)으로 보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6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예정이다.
공식 활동 개시일을 두고 특조위 내 의견은 갈려왔다. 특별법 시행일인 올해 1월 1일 이미 특조위가 출범했다고 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민간조사위원 채용을 마치는 7월 중순이 돼야 특조위가 정식 출범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외에도 상임·비상임 위원들이 임명된 3월 초라는 해석이나, 시행령이 공포된 지난 5월 11일부터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중 정부는 특별법 시행일인 1월 1일을 주장하고 있고, 야당 측은 7월설에 무게를 실어 왔다.
이렇게 활동 개시일을 각각 다르게 얘기하는 것은 법 조항을 서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 7조는 위원회(특조위) 활동기간에 대해 ‘그 구성을 마친 날부터 1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야당 측은 ‘위원회 구성을 마친 날’은 사무처를 비롯한 인적·물적 체계를 모두 갖춘 상태를 의미한다며 7월을 주장하는 것이고, 정부는 특별법 6조에서 위원회를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한 17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구성된 날짜에 이미 위원회가 구성된 것이라고 맞서는 것이다.
지난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석태(왼쪽에서 둘째) 세월호 특조위원장과 위원들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거부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 측 주장처럼 7월을 시작점으로 볼 경우엔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우선 1월부터 6월까지 특조위가 사용한 비용 문제다. 7월부터 예산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사용한 비용은 예산에 잡히지 않은 채 그냥 사용한 것이 돼버린다.
본지가 공무원 보수규정과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등의 기준에 따라 특조위의 사용비용(1월~6월)을 추계해 본 결과 상임위원 5명의 인건비가 3억5244만원, 사무실 임대 보증금이 2억2312만으로 총 5억7556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시행령 통과를 저지한다며 농성 등을 벌이면서 나랏돈을 쓴 것이다. 현재 특조위는 해양수산부의 예비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위원회와 달리 위원의 임기는 이미 1월1일에 시작한다고 세월호 특별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와 위원의 활동 기간이 달라지는 일이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위원은 1월부터 활동하는데 위원회는 7월부터 시작하니, 위원 임기가 1년이 되는 내년에 위원을 다시 뽑거나 법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29일 새벽 여야가 공무원 연금법 처리에 합의하며 ‘세월호특별법의 시행일과 특조위 위원들의 임기 및 위원회 활동기간의 불일치 부분에 대한 정비를 통해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보장하는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6월 임시회 내에 처리한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위원과 위원회의 활동 개시일을 동일하게 봤다면 없어도 될 조항이었지만, 이를 따로 해석한 탓에 공무원 연금법을 처리하는데 야당이 이를 협상 카드로 이용하는 상황이 생겼던 것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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