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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여야 정치인에 왜 분노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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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경제스쿨>당신들에게 폭탄돌리는 국민연금-공무원 연금 연계 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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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17 10:30
배진영 인제대 교수
여야는 5월 4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했다.(이 글이 쓰여진 시점은 5월 8일임. 편집자 주) 기본방향은 공무원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것이었으나, 합의안 내용의 주 골격은 평균급여 대비 국민연금 수령액을 40%에서 50% 올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차이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2100만 명의 국민연금 키에 107만 명의 공무원연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꼴이 되었다. 참으로 쉽고도 편한 정치를 하고 있다.
이 합의가 실제로 행해지면, 향후 70년간 공무원연금은 333조 원 줄어들지만, 국민연금은 향후 45년간 1300조 원 더 든다고 한다. 이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 결국 미래 세대인 현재의 젊은이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나이든 세대를 위해 젊은 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희생 강요가 이 뿐인가? 그 희생 강요는 언제나 젊은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은밀히 진행된다. 그것도 마치 정의인 양 이들의 뜨거운 가슴을 자극하면서 말이다.
필자의 20대였던 30여 년 전 우리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소박한 꿈이 있었다. 직장을 갖고, 결혼하고, 아버지, 엄마가 되고, 내 집을 장만하여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이 꿈이 이루어졌다. 지금의 20대는 어떠한가? 요즘 젊은이들은 쓰임새도 커졌고 남만큼 살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가정을 꾸리지 않겠다는 점도 있지만, 이들의 정신적 삶이 40년 전 우리에 비해 팍팍해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2013년 중소(종업원 20~299인) 제조업의 월평균 급여는 219만 원으로 1985년 전(全)산업 월평균 임금 32.4만 원에 비해 대략 7배 상승하였다. 1985년 서울 양재동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의 16평 아파트 가격은 1,500만 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3.5억 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하니 23배나 오른 셈이다. 다른 광역시의 경우에도 그 기간 동안 10배 정도는 상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젊은이들의 내 집 장만이 그만큼 힘들어진 것이다.
거의 모든 언론은 부동산가격 하락에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디플레이션의 현실화에는 호들갑을 떤다. 부채 부담의 증가와 자산 가치의 하락에 의한 소비 감소, 이로 인한 경기 침체의 가속화와 기업과 은행의 도산, 마지막으로 신용사회의 붕괴. 이것이 언론과 주류 경제학이 그리는 디플레이션의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에서 디플레이션은 마치 거악(巨惡)을 초래하는 괴물이다. 그래서 디플레이션을 저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정부의 책무로 간주된다. 언론은 이를 부추기고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저지하려는 단초를 부동산경기와 주식시장의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미시적 정책을 실시하였고, 거시적으로는 정책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량 팽창 정책을 병행하였다. 이 결과 부동산 경기와 주식시장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빚내기가 더욱 쉬워졌고 금고 속에 머물러 있던 돈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산 시장으로 몰린 결과이다. 생산 현장이 활기를 되찾은 결과는 아니다. 자산을 많이 가진 자들은 안도하고 신이 날 것이지만, 집이나 자산이 없는 자들은 다시 실망할 것이다. 특히 사회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의 실망은 클 것이고 이들의 단란한 가정의 꿈은 그만큼 더 멀어졌다.
부동산 경기와 주식 시장이 살아나면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제공된다는 논리는 허술하다. 건설경기는 번지르르하게 회복되는 듯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물부문이 뒷받침이 되지 않는 한 그것은 거품일 뿐이고, 배불린 자산가들이 소비를 더 많이 하여 경기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경기 활성화라는 변죽만 울린 채 자산가들의 배만 불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빈익빈 부익부는 누가 만들며, 우리 젊은이들의 꿈을 앗아가는 실질적인 주체는 누구인가? 누가 도랑에서 용 나오는 것을 막고 있는가? 실체도 없는 시장경제인가, 자본주의 체제인가, 경쟁사회인가? 가진 자를 더 가지게 하는 주체는 바로 실체가 있는 정부이며 이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태풍이 훑고 간 인간의 구조물 자리에는 큰 상처가 남지만, 태풍은 지구상의 남과 북의 온도 균형을 유지시키며 탁해진 바다의 산소량을 풍부하게 하고 대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생명체에게는 생명의 젖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디플레이션도 태풍과 같은 순기능을 수행한다. 디플레이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고통을 안기지만, 그것은 인간이 저질러 놓은 탁해진 신용 사회를 정화시키는 과정이다. 젊은이들과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갖게 한다. 인플레이션에 의한 호황은 악이요 불황에 의한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저질러진 신용 사회의 제반 문제를 치유하는 선이라는 미제스(Ludwig von Mise)의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여러분의 꿈을 앗아가고 여러분의 힘찬 기운을 꺾는 정치인들과 정부에 왜 분노하지 않는가! 경기 부양책이 여러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달콤한 속삭임과 빚내서 생색내고자 하는 복지의 민낯을 왜 직시하지 않는가! 정치인들의 전략은 언제나 감성적이고 교묘하다.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은 국민이지만, 그들에게 국민은 4년짜리 국민일 뿐이다. 그 후의 국민은 이들의 안중에 없다. 그 후의 국민은 누구인가? 젊은이 여러분이지 않는가!
글/배진영 인제대 교수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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