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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토론 직접 나선 오바마, 靑과 與野 보고 느끼는 것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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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15 03:23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유명 칼럼니스트, 교수, 보수 성향 기업연구소장과 토론회를 가졌다. 주제는 오바마가 연초 올해의 핵심 국정 어젠다로 내놓은 빈부 격차 해소였다. 사회자는 1시간 20분여 토론 내내 발언 시간과 기회 면에서 대통령을 전혀 특별 대우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메모 한 장 없이 진보 측 시각에서 미국 사회의 양극화·불평등 상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제시하며 보수 측 패널들과 논쟁을 벌였다.
이 장면은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를 둘러싼 지금 우리 정치권의 모습과 뚜렷이 대비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 초 기자회견과 국회 시정연설 등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의 발동을 건 당사자이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개혁 방향과 기준, 목표를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직접 설명한 적이 없다. 여야 또는 공무원 조직을 만나 설득하거나 협조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내는 돈은 급여의 7%에서 9%로 늘리고 받는 돈은 20년에 걸쳐 줄이는 내용의 여야 협상 결과가 나온 뒤에도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고 점수만 매겼다. 그 합의를 받아들인다는 건지, 아니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건지 대통령의 정확한 생각을 알 길이 없다. 오죽하면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해 "답답하다"고까지 하겠는가.
국민이 안중에 없기는 여야도 마찬가지다. 국민 다수는 여야의 기존 공무원연금 합의안을 과연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5~6년 뒤면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 규모가 제자리로 돌아오고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해마다 10조원의 세금을 공무원연금에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는 이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거나 설득한 적이 없다. 그래놓고 무작정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자화자찬하며 기존 합의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공무원 표만 무서운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이 사안을 처리하겠다며 소집해 놓은 임시국회를 공전(空轉)시킨 채 장외에서 삿대질만 하고 있다. 원내대표 주례 회동도 중단됐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당·정·청(黨政靑) 간 협의 채널도 고장 난 지 오래다. 이러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무산되고 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이상 정치권은 이제 국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제대로 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오바마처럼 국민 앞에 직접 나와 각자의 개혁 방향과 목표를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청와대 회동이든 국민 대토론회든 형식은 가릴 필요가 없다. 그래야 개혁 동력(動力)을 다시 얻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이 나서서 매듭을 풀어야 한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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