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아직도 고통 받는 보수, 그들...
|
잔인한 세월, 희망의 꽃은 피어야 한다
|
가족의 냉대와 병마(病魔), 곱지 않은 주위의 시선, 부당한 불이익... 이명박 정부 1년, 혹자들은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을 말하며 소위 말하는 아스팔트 우파에게 아직도 오지 않은 봄을 그리곤, 실망과 때로는 자조 섞인 비관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보이는 이들은 여전히 찬바람 맞기를 주저하지 않고 꿋꿋하게, 봄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신념과 믿음이 온전한 현실이 되기를 바라면서 또다시 거친 투쟁의 한 가운데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김동주, 김병관, 신혜식, 홍관희, 홍정식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른바 좌파정권 10년간의 힘겨웠던 싸움은 이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병마와 생계곤란, 주위의 냉소, 각종 부당한 불이익만 남겼다.
하지만 ‘박정희바로알리기국민모임’의 김동주 대표와 같은 이는 “좌파들의 이념적 논리를 제공하는 브레인 역할을 하는 교활하기 짝이 없는 ‘민족문제연구소’와 같은 단체와 각을 세우고 투쟁하다 부딪히는 그 어떠한 고통도 감내할 자세가 돼 있다”고 단호히 말한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은 물론, 우파정권으로의 권력교체가 된지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극렬한 세를 떨치는 좌파와의 투쟁에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투쟁으로 쌓인 물질적, 정신적 고통은 이미 한계점에 달해 있는 상태.
“정권이 바뀌면, 우파정권이 들어서면 생업에 복귀해 열심히 살고자 했는데, 아스팔트 위에서 좌파정권, 친북세력 타도를 외치다 법원에서 날아온 벌금고지, 소송장 때문에 식구들 얼굴 보기가 민망할 뿐”이라며 활빈단의 홍정식 단장은 호소한다. 그는 법원에서 보내오는 우편물 단골인 자신에 대해 심지어 우체부까지 이상한 눈초리로 본다며 기막혀 했다.
좌파정권을 끝장내겠다는 신념으로 소위 말하는 아스팔트 우파 투쟁에 앞장선 보수진영의 인사들은 이들 외에도 많지만, 언급된 5인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보수진영의 유명 인사들. 이들은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3천여명의 친일인사 명단을 발표한 행위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항의와 시위를 벌이다 민문연으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또 법원으로부터 민문연이 ‘친북단체’이며 친일인사편찬 작업은 ‘이적행위’라는 표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의시위 중 했던 일부 거친 표현에 대해 불법적인 명예훼손이라며 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재판결과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민문연에 항의하고 그 행위를 부당하다고 했던 이유는 편협적인 시각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는 그런 역사를 재단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힘들게 싸웠던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그 시위를 주관한 입장에서 신혜식 대표나 홍관희 박사 같은 분들에게 피해를 주게 돼 개인적으로 상당히 미안하다”고도 했다.
‘월간 박정희’ 발행인이기도 한 김 대표는 현재 집회시위와 법정소송을 겪으며 심한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현재 말기신부전이라고. “날 받아 놓고 사는 사람과 같다”는 그의 목소리가 잠시 젖는 듯 했다.
공식적인 후원계좌를 통해 도움을 받기는커녕, 월간 박정희 발행뿐 아니라 시위 집회를 모두 사비를 털어 해왔다는 그의 경제적 어려움은 굳이 묻지 않아도 될 정도.
피곤할 때마다 3~4시간씩 쉬어야 한다는 그는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에 “나름대로 옛날부터 하던 일이 있어 간간히 주문을 받아 꾸려왔는데, 얼굴이 알려지면서 좋지 않게 보는 거래처들이 하나 둘씩 떨어져나가고 지금은 다 끊어져 나가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에 쉴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좋은 세상이 올 때까지 이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는 그는, 이명박 정부에 바라는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스팔트에서 오래 고생한 사람들을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왜 저 사람들이 저렇게 싸웠는지를 고민해 달라. 이 대통령이 정작 위기에 닥칠 때 도움을 줄 사람들은 다름 아닌 아스팔트 우파 사람들”이라며 진심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시위를 하나의 퍼포먼스 경지로 끌어올린 이가 있다. 그야말로 동해번쩍 서해번쩍 하는 그의 화려한 시위 전적을 듣다보면 왜 그렇게 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지 감춰진 또 하나의 이유를 알게 된다.
유독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사건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열혈남아’ 활빈단 홍정식 단장.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활동하지만 항상 집시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데, 검찰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걸로 꼬투리를 잡는다. 좌파 세력이 무절제하고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시위,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과격시위를 해도 한없이 관대하고 우리 우파들은 이렇게 꽉 잡는데 정말 기가 막힌다”며 억울해했다.
또 “나라 발전을 위해서, 살기 좋은 자유대한 만들기 위해서 애쓰다가 이꼴”이라면서 “법원 앞만 지나가면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그는 항상 청심환을 챙긴다고 한다. 천하의 홍 단장이 근 1년여간 뚜렷한 활동이 없자 주위에서 근황을 많이 물어온다던 그는 그동안 정신적 고통이 많았다고 했다.
그의 전매특허처럼 느껴지는 1인시위엔 말못할 사연도 감춰져 있다. “다른 우파단체들처럼 회원들과 같이 하면 좋겠지만, 우파단체 회원분들이 대개 연로하시고 또 시위에 참여하면 최소한도로 그분들께 식사대접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못된다”고 멋쩍어 하는 홍 단장. 그의 1인 시위는 기동성을 위해서라는 표면적인 이유뿐 아니라 이런 숨은 1인치가 있었던 것.
후원금 문제를 슬쩍 물어보았다. “후원금을 받으면 왠지 빚을 쓰는 기분이 든다”는 그. 깨끗한 후원금은 마다하지 않는다면서도 “간혹 돈을 주면서 시위를 해달라거나, 순수치 못하게 건네는 돈이 있는데 그런 돈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되돌려 준다”고 했다.
그는 세무공무원으로 공직생활 24년을 마감한 후, 연금과 퇴직금 등으로 각종 시위와 사회봉사활동 자금으로 소진한 뒤 모 회사 자문, 장사, 신문배달과 같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활동자금을 모으고 근근이 생계를 꾸려왔지만 현재는 장남으로서 노환의 어머니 간병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역시 묻지 않아도 현재 처한 경제적 어려움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후회는 없느냐고 묻자 홍 단장은 “절대 후회는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정부에 대한 원망이나 바램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황금만능주의, 배금주의에 물든 현대 사회가 보기에 내가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나는 돈에 연연하지 않았고, 내가 걸어온 길이 운명이고 숙명적인 과제로 생각한다”면서 “이 시대 누군가는 바른 소리를 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앞장서서 사명감으로 해온 것이다. 앞으로도 몸을 좀 추스린 후에 활동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홍관희 박사 역시 민문연의 소송으로 날벼락을 맞은 케이스다. 특히 대북문제에 있어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노무현 정권의 인사 불이익으로 통일연구원을 사직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우파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도 또다시 인사 불이익을 당하는 기가 막힌 경험을 겪었다.
이 정부의 새 통일교육원 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후 좌파세력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 정부는 내정을 끝내 철회하고야 만 것.
홍 박사는 민문연 소송과 관련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2005년도는 노무현 정권이 국보법 폐지와 맥아더 사령관 동상철거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8.15 민족축전 등 대한민국 좌경화가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지만, 김동주씨는 신부전 말기라는 병을 얻었고, 다른 몇 분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것으로 안다”며 착잡해 했다.
홍 박사는 자신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민문연으로부터 함께 소송을 당했던 다른 우파 인사들 걱정과 안위부터 먼저 챙기는 모습이었지만, 지난 정권 때부터 이어진 계속된 불이익으로 인해 억울함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건 그리 어려운 상상은 아닐 터.
특히나 이명박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확실한 지지를 얻고 있는 현 대북문제에 있어 홍 박사의 일관된 논리와 풍부한 지식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국익의 차원에서 큰 손실이라는 어느 우파 인사의 소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민문연으로부터 소송당해 적지 않은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인 우파 인사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전 서울시 재향군인회 김병관 회장. 그는 여전히 활달해 보였다.
현재 그는 서울시 재향군인회장직에서 퇴임하고 4월 13일에 있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선거 후보자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 선거판이 경쟁적으로 돌아가면서 그렇게 만만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며 자신감이 묻은 한껏 묻은 호탕한 웃음을 보이는 김 전 회장.
그는 “김동주씨나 홍정식씨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민문연으로부터 소송당해 그분들이 내야할 배상금만큼은 적어도 돕고 싶은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선거 준비로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자세한 그의 소감은 후속 인터뷰를 통해 듣기로 기약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 지킴이 역할 선두에 서는 우파 인사로서 “그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본다”는 한 우파회원의 기대감을 전하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보수우파 진영의 대표적 인사다. 속칭 ‘돈도 되지 않는’ 인터넷 언론사를 꾸려가면서 보수진영의 첨병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그야말로 열혈남아다. 현재 독립신문 홈페이지에는 다른 매체에서 흔히 보이는 광고배너 하나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우파진영의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신문사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그를 버티게 하는 것은 오로지 ‘열정’과 ‘신념’이란 징글맞도록 무서운 ‘정신’이다.
그 역시 민문연으로부터 다른 이들과 함께 소송을 당했다. 당시 신 대표는 독립신문을 통해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은 친북·공산세력의 대한민국 전복 시도이자 이적행위”란 시평 등을 싣고 또 오프라인에서는 명색이 언론사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현장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다가 민문연으로부터 속된 말로 된통 당했다.
그 역시 민문연 소송사건 및 배상과 관련해서 “일부 참여자들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연설자들은 동참하지 않았을 뿐더러 합법적 시위를 유도했음에도 재판부가 이 같은 배상 판결을 내린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또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촛불시위 참여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았고, 피해에 대해 배상을 했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토로한 신 대표는 민문연 뿐만 아니라 헌법기관, 입법기관, 정부 등 가릴 것 없이 요즘 세상에도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독립신문을 운영하면서 많은 우파인사들이 어렵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는 이들이 정권교체 후에도 여전히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다”는 신 대표. 그의 후속 인터뷰를 통해서 우파정권 1년을 보낸 그의 프리즘을 통한 세상은 어떠한지 들어보고자 한다.
민문연 소송사건을 통해 둘러본 우파 인사들의 현실은 이렇듯 많은 우여곡절로 둘러 쌓인 찬 겨울이었다. 무엇인가를 바랄만도 한 이들이 오히려 욕심 없이 더 진한 애국심으로 빛나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기자는 이들의 눈과 생각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좌파세력 그리고 우파운동의 현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인터뷰를 가질 예정이다. 적어도 이들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오해가 풀리고 포장이 아닌, 속살을 들여다보며 보수정권과 보수진영의 적나라한 현실을 바로 직면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잔인하긴 하지만 4월은 왔고, 이제 개나리가 피어야 할 시기 아닌가.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출처 독립신문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