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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키 김 "내가 미국의 스파이? 작가는 진실을 추구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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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영어 가르친 아이들을 자식처럼 사랑한다" 눈물도
등록 : 2015-02-13 18:07
인쇄하기하윤아 기자(yuna1112@dailian.co.kr)
“부패가 썩은 정권…나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는 진실을 추구한다. 진정한 글, 살아있는 글은 경험을 통해 나온다.”
2011년 7월부터 12월까지 약 5개월간 북한 평양과학기술대에서 북한의 고위층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재미동포 작가 수키 김 씨는 13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평양의 영어선생님 수키 김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2년 처음 북한을 방문한 뒤 2008년 미국 최대 사회비평지인 ‘하퍼스지’의 청탁을 받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 당시 북한에 가는 등 수차례 북한 사회를 경험한 수키 김 씨. 그는 거짓으로 포장된 북한 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 평양과기대에 영어교사로 지원했다.
이후 2011년 북한 고위층 자제들의 영어 선생님으로 북한에 가게 됐고, 약 5개월간 체류하는 동안 그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까운 북한의 실상을 직접 보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북한을 매일 밤 기록해 400페이지 분량의 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의 죽음이 전 세계에 알려진 바로 그 날 미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집필하기 시작한다. 북한 체류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책 ‘Without You, There Is No Us’는 이후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한국에서도 ‘평양의 영어 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됐다.
이후 책 내용이 알려지며 북한과 한국 사회의 일부 세력들은 그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그는 담담했다. 13일 오후 북한인권법통과를위한모임과 청년NGO센터가 주최한 독자와의 대화 자리에서 그는 자신을 향한 여러 비판에 대해 입을 열었다.
“나에게 왜 거짓말을 하고 들어가서 책을 썼냐는 비판이 왔다. 만약 제가 (북한에) 들어가 책을 쓰겠다고 하면 북한에 대해 책을 쓸 수 없다. 스파이냐고? 글쎄. 나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다. 북한의 홍보팀장이 되고 싶다면 허락을 받아 대접받고 나와서 북한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겠지만, 나는 (홍보팀장이 아닌) 작가다.”
수키 김 씨는 강한 어조로 자신이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고 말했다.
“저 나라가 저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아픔을 겪고 있는데 내가 그것에 공감하지 않았으면 책을 쓰지 않았을 거다. 진실을 찾기 위해 북한에 갔는데 진실이 나오지 않았다. 작가는 진실을 추구한다.”
그의 말에 약 100여명의 관중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그러면서 “작가마다 다 다르지만 저는 알지 못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다. 글을 쓰다보면 사실을 추구하고 계속 사실이 나타나기도 한다. 경험을 해야 진정한 글이 나온다.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내가 깨달음을 얻을 때 나온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서는 단호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견해를 밝히던 그는 평양과기대에서 가르친 학생들의 이야기에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성적으로는 늘 아이들이 개혁해서 나라가 바뀌고 자유가 오는 것을 생각했다. 그러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눈을 보면 나는 아이들이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안전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북한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사랑했다. 내 자식이라면 절대 그런 곤경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실제 책을 펴낼 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학생들이었다고 했다. 책에 학생들의 신상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하고 또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학생과 선생님이 자유롭게 인사조차 나눌 수 없는 북한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여름학기가 끝나고 교수들이 외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데 ‘안녕히 가세요’하고 인사할 수 있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었다. 열 걸음만 걸어오면 누구나 인사할 수 있는 거리인데도 ‘bye bye‘라고 할 수 있는 자유가 없는 게...”
자유가 없는 북한 사회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면서도 그는 자신이 가르쳤던 아이들을 떠올릴 때면 재차 ‘아무것도 모른 채 안전하게 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항상 이 부분이 갈등이고 아픔이고 고민이었다는 그는 평양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눈에 맺힌 작은 방울을 닦아냈다.[데일리안 = 하윤아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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