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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에게 폭행당한 대리기사, "말리지 않았으면 죽었을 수도" 게시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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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준 기자
입력 : 2014.09.18 19:16 | 수정 : 2014.09.18 21:23
17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대리운전 기사 사이에서 벌어진 몸싸움이 인근 건물 CCTV에 찍혔다. 이날 0시 41분쯤 세월호 유가족 1명과 대리기사가 대치하고 있다(왼쪽). 왼쪽에 선 검은 정장 여성은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추정된다. 0시 48분쯤 유가족과 대리기사, 목격자 등이 한데 엉켜 몸싸움하고 있다(오른쪽). /CCTV 캡처
서울 여의도에서 일부 세월호 유족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 이모(52)씨가 대리운전 커뮤니티에 “몸도 마음도 지쳤다”며 심경을 고백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정치적인 것은 모른다”며 “진실이 잘 밝혀져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18일 새벽 2시쯤 한 포털사이트의 대리운전 커뮤니티에 ‘여의도 대리기사 폭행사건 피해 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커뮤니티는 회원수 5만5000명 이상이 가입한 국내 최대 대리운전 커뮤니티다.
그는 이 글을 통해 “진실이 제대로 알려지길 바랄 뿐”이라면서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란 분이 명함을 줘서 ‘아~국회의원이시네요. 국회의원이 뭔데 대리기사가 굽신거려야 하느냐’고 따졌다”고 썼다.
그러면서 “보좌관인지 세월호 유족인지 하는 분이 ‘의원님 앞에서 공손하지 못하다’고 말해 ‘국회의원이 뭔데’라고 따졌더니 저를 보고 국정원 직원이라네요”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나가던 젊은 분이 ‘무슨 일이신데요’ 하고 끼어들길래 ‘국회의원인데 대리기사가 굽신거려야 한답니다’라고 말했다”며 “(그랬더니) 보좌관인지 세월호 유족인지 하는 사람이 ‘너도 국정원이지’ 하면서 저와 그 사람을 붙잡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 사람이 ‘나는 일반인이야’라고 하는 사이 길 건너에 있던 일행들이 몰려오면서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다”고 썼다. 이씨는 “일반시민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맞아 죽었을 수도 있었다”라고도 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연락받은 곳이) 근처라 걸어서 업소에 도착했다. 목적지는 ‘안산’만 적혀있었고, 차 키 받아 차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가다서다 시간을 지체하고 차 있는 곳에서 또 지체하길래 못 간다고 했다”고 썼다.
또 그는 이 글에서 자신이 2003년 사업이 실패한 뒤 2012년까지 10년간 대리운전을 했고, 잠시 다른 일을 하다 올해 5월 다시 대리운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글의 진위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었으나, 글 작성자는 이씨 본인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대리기사들은 이씨의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아,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가 아니고 대리기사인가 하노라”, “다른 직업군이 당했다면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했다.
일부 대리기사는 “세월호 사건에 분노하고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 세월호 유족들의 폭행에는 용서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국회의원이 무슨 하나님이라도 되나”, “심야 피크시간에 황금 같은 30분을 대기시키고도 모자라 대리기사를 집단폭행한 건 참을 수 없는 일”라며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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