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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명예훼손이고 무엇이 아니었나" 김광진 명예훼손 재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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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상 기자, webmaster@mediawatch.co.kr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8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수백여개의 추측-비방성 기사가 쏟아졌고, 그 중 상당수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었다.
이 사건은 앞서 변 회장이 운영하던 시사주간지 ‘미디어워치’가 2013년에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기업을 운영하며 의원 지위를 이용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로고와 마스코트 제조권을 따내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고, 변 회장이 이를 SNS상에 게재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에 검찰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벌금 200만원에, 변 회장을 벌금 300만원에 각각 약식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시켰고, 변 회장이 재판 선고 기일을 착각해서 출석하지 못하게 되자 자동으로 구금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변 회장에 대한 구금영장 발부 소식이 인터넷을 뒤덮던 8월 12일. 변 회장에 대한 형사 및 민사소송을 진행했던 김광진 의원은 “절대 취하·합의·선처 없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바 있다.
2013년 민사소송에서 밝혀진 사실들
이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앞서 김광진 의원이 원고가 된 민사재판에서는 변희재 회장에게 배상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이에 본지는 2013년 12월 19일에 선고된 이 민사재판에서 법원이 밝힌 내용을 소개, 미디어워치 및 변 회장의 당시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이며, 어느 부분이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당시 미디어워치는 “김광진 의원이 국회의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주)갈대나라’의 갈대와인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공식상품으로 지정되게 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했고, 변 회장도 이를 사실이라고 전제하고서 트위터에 “김광진,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권력을 이용해 국민세금 털어먹고 지자체 압박하여 지정상품 만들어내는 등, 대단한 솜씨네요”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1심 민사 재판부는 이 부분을 허위 사실이라고 규정했다. 김광진 의원은 2009년 7월 3일에 갈대나라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2012년 4월 11일 이전인 2012년 3월 19일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그의 친형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또한 갈대나라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전인 2011년 7월경에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1차 인정상품으로 선정됐다. 이는 본지 기자가 김광진 의원의 국회의원 당선 및 취임 날짜를 착각해서 발생한 오보였다.
변희재 대표와 성상훈 기자는 검찰과 법원에서 “어차피 현역 국회의원의 부친 소유 회사에, 현재는 친형이 대표로 있는 친족 회사인데, 국회의원 취임으로 대표이사 그만둔 건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김광진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라고 표현했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었다.
‘‘갈대 없는 갈대와인’ 주장은 명예훼손 아냐’
그러나 본지와 변 회장이 제시한 의혹들이 법원에 의해 모두 유죄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본지 측은 당시 기사에서 갈대나라가 갈대와인 생산과 관련하여 국가 지원금을 지급받고 이를 제대로 집행했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갈대나라는 원고 김광진 의원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순천만 갈대 산업화 사업단으로부터 갈대와인 가공시설 구축 사업에 관하여 국비-지방비 합계 4억6500만원의 국가 지원금을 지급받았고, 원고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1년 7월경 갈대나라의 갈대와인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1차 인정상품으로 지정된 사실과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2013년 1월 주류품목 반입 불가 및 ‘상품 미입고’를 이유로 갈대와인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 이후 확인된 갈대와인이 ‘로조뱅(roseau vin)'으로 원료에 머루원액 100%(갈대첨가발효)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변 회장이 트위터에서 “갈대와인에 갈대가 없어 사기 논란”, “국고 투입된 갈대전시관 사유화 의혹” 두 기사를 인용해서 김광진 의원을 공격한 데 대해서도 “이 표현은 진실이거나 선정자 변희재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현직 국회의원인 원고에 관한 내용으로 공공의 이익도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명예훼손에 따른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이에 당시 갈대나라가 갈대와인 생산과 관련하여 국가 지원금을 지급받고 이를 제대로 집행하였는지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의문을 제기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판부가 변희재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또 다른 이유는 변 회장이 트위터에서 김광진 의원에 대해 ‘민족의 반역자’라고 공격한 부분 때문이다. 재판부는 “구체적 정황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어휘를 선택하여야 하고, 아무리 비판을 받아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족 반역자 발언은 원고 김광진이 먼저 사용”
이같은 1심 민사 판결에 대해 본지 측은 2014년 1월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본지는 항소이유서에서 1심 판결 당시 명예훼손이라고 판시된 두 가지 쟁점들에 대해 반박했다. ‘김광진 의원이 국회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보도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판결에 대해서는 “원고는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경선에 출마하여 1위를 차지했고,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국민연합)은 선정된 청년비례대표의 경우 당선권의 순번에 우선 배정한다고 했으며 이후 민주통합당은 원고를 비례대표후보 10번으로 확정했다”며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0번은 곧 당선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오히려 지역구를 기반으로 둔 선출직 국회의원보다 더 확실한 지위를 앞서 보장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지칭한 변 회장의 트위터 글이 인격권 침해라는 판결에 대해서는 “민족의 반역자라는 말은 원고 김광진 의원이 먼저 사용한 단어”라며 “원고는 2012년 12월 국정감사 기간에 육군 원로장군인 백선엽에게 “민족 반역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한국전쟁 당시 지대한 공을 세우고 100세를 목전에 둔 원로장군에게 치욕적인 “민족 반역자”라는 표현을 원고가 사용하였고, 이런 발언에 대해 사과는 커녕 반성조차 않고 있다. 이에 변희재 회장은 이런 원고에 반성을 하라는 취지로, 또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았으나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 상태를 빗대어 원고가 사용한 단어를 그대로 표현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민사재판의 2심 재판은 진행 중에 있으며, 오는 8월 29일에 서울고등법원에서 변론이 열린다. 또한 김광진 의원의 고소로 인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 1심도 진행 중이며, 선고기일은 오는 9월 4일이다.
이와 별개로 ‘(주)갈대나라’ 측에서도 변희재 회장과 TV조선 ‘저격수다’에 출연하는 진성호 전 의원에 대해 “갈대와인이 시판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관련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모두 무혐의 판결이 나옴으로서 미디어워치의 ‘갈대 없는 갈대 와인’ 관련 의혹 제기는 그 정당성을 인정받은 셈이 됐다. 이 기사가 나가면서 감사원 역시 갈대나라에 대한 감사를 실시, 국고보조금 일부가 환수되기도 했다.
조민상 기자
출처;미디어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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