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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찔린 靑… 文사퇴 권고·임명안 강행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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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여당 '文 불가' 확산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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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자
김진명 기자
입력 : 2014.06.18 03:18 | 수정 : 2014.06.18 03:22
일각선 "文후보 스스로 알아서 그만뒀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
朴대통령 임명동의안 제출 땐 청와대·與 균열 증폭 가능성
'친박(親朴) 맏형'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7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여당에 '문 총리 불가(不可)론'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권 내 균열을 최소화하면서 문 후보자를 인사청문회까지 끌고 간다는 입장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중앙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자마자 친박 핵심에 '허를 찔린'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서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사전에 논의한 적도 없고 (미리) 얘기 들은 것도 없다"고 했다. 그들은 "여론도 안 좋고 새누리당 분위기도 안 좋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에 차출할 의원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들었다"면서 위기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권력 구도를 새로 짜는 국면에서 당청(黨靑) 관계의 균열이 발생함으로써 청와대가 받은 충격은 섭섭함을 넘어서는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서 의원이 청와대와 상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뉴스1
박 대통령은 지난주 수석비서관 9명 중 5명을 교체하면서도 야권과 여권 일각의 교체 요구가 있었던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켰다. 하지만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낙마하게 된다면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의 입지는 다시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예정과 달리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못했다. 박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일정이 2시간 넘게 길어지면서 박 대통령이 미처 결재를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이은 정상회담 관련 일정이 국회 사무처 업무 종료 시각인 한국 시각 오후 6시를 넘겨 끝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속내는 여당 일각의 반대에 대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임명동의안 결재는 인사청문회를 열기 위한 요식 절차에 불과하지만, 여당 내 반대가 있는 상황에서는 '임명 강행' 의지로 읽힐 수 있다.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지명 철회, 자진 사퇴 유도, 또는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 등 3가지다. 이 중 지명 철회의 경우 박 대통령이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의미가 있고 문 후보자에게 개인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청와대도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진 사퇴 권고 혹은 유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일부 관계자들은 문 후보자가 이날 '명예 회복' 차원의 청문회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아쉬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스로 알아서 그만둬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청와대는 18일 오전 새누리당의 의원총회 기류를 보고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 권고와 임명안 제출 중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 후보자의 뜻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제출을 강행할 경우 한 번 지명한 인사에 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는 셈이 되지만, 청와대와 여당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난기류에 빠질 수 있다. 당청 충돌이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민심에 끼칠 영향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문 후보자 지명 이후 급락한 상황이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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