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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했던 '安保 핵심 2人' 한꺼번에… 野 요구 결국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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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장·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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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규 기자
최재혁 기자
입력 : 2014.05.23 03:00
-남재준 국정원장·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경질
南, 간첩조작사건 등 野 표적… 金, 세월호 책임회피 발언 물의
비판 여론, 정권에 부담되자 결단… 對北정책 큰 변화 없을 듯
22일 사퇴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는 매우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두 사람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고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결국 가장 신뢰했던 안보라인의 두 핵심을 잘라낸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권에 부담이 될 정도로 국민 여론이 나빠진 점을 감안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경질했을 것"이라고 했다.
◇안보 컨트롤 타워 읍참마속
남 전 원장의 사퇴는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지난 2월 불거진 유우성씨 간첩조작사건이 근본적 원인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커진 인적 쇄신에 대한 여론의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남 전 원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야권에서 남 전 원장을 인적 개편의 핵심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국정원이 정보 대응 체계에 문제점을 노출한 것도 요인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중 가장 강성(强性)으로 분류돼 왔다. 그는 작년 연말 국정원 송년회에서 "2015년 통일을 위해 다 같이 죽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 붕괴를 유도하고 있다'거나 '흡수통일론자'라는 비판을 받았고, 끊임없이 야당 공세의 표적이 돼 왔다. 국정원의 한 인사는 "남 원장이 재임 중 통일의 기틀을 만들려고 했는데 전(前) 정권에서 벌어진 사건 등에 발목이 잡혀 꿈도 펴보지 못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남재준(왼쪽)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두 사람의 교체는 정부 외교안보라인은 물론 내각 전체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기병 기자
김 전 실장의 사퇴는 돌출 발언에 따른 우발적 측면이 강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직후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고 말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것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자 스스로 큰 심적 부담을 느껴왔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마음을 비웠다"고 자주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 전 원장과 김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가장 발언을 많이 하고 회의 방향을 사실상 주도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2명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대북 정책 기조 큰 변화는 없을 듯
두 사람은 김관진 국방장관과 함께 '군(軍) 출신 외교안보 3인방'으로 불려 왔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사퇴가 외교안보 라인에서 군 출신의 퇴조와 함께 정책 기조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대북 강경 기조에서 유화론으로 일부 클릭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만일 후속 인사에서 국가안보실장에 군 출신이 아닌 외교·통일 분야 인사나 외부 전문가가 온다면 정책의 기조 변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두 사람의 사퇴가 정책적 실책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기보다는 조직의 문제나 돌출 발언 등에서 촉발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대한 박 대통령의 생각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
일부에선 김관진 국방장관 등 군 출신 인사가 다시 국가안보실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에게 의사 타진이 있었지만 고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유임된다면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국정원 2차장(김수민 전 검사장)과 청와대 민정라인 인사에서 보수 성향 인사들이 임명되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된 것을 보면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 사퇴 이후 대북 정책에서 강성 발언이나 대응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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