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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오버'했다 역풍맞은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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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녹용
프리미엄뉴스부
E-mail : jny@chosun.com
1999년 기자생활을 시작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에서 일..
1999년 기자생활을 시작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에서 일했습니다. 정치부에 10년 정도 있었고, 주로 국회와 정당을 담당했습니다. 한국일보에 있다 2013년 10월 조선일보로 옮겼습니다. 정치부에 좀 있다 보니 정치 현상을 보고 읽는 눈이 조금은 생긴 것 같습니다. 그걸 최대한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기자는 팩트(fact)에 충실하고 끊임없이 팩트를 확인하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입력 : 2014.04.19 07:00 ‘세월호’ 참사에 ‘오버’했다 역풍맞은 정치인들
정치인들은 빠져라.
여야 정치인들 중 일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려다 오히려 여론의 역풍(逆風)을 맞는 사례가 쌓이고 있다. 애도와 위로의 글을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에 올렸다가 비난을 받는가 하면, 사고 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비판 받는 식이다. 일부 6·4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애도(哀悼) 글을 홍보문자성으로 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에 여야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거듭 자제령을 내렸다.
김문수 경기지사.
SNS에 애도시(哀悼詩) 올렸다가 비판 받은 김문수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16일과 17일 트위터에 ‘캄캄바다’, ‘진도의 눈물’, ‘가족’, ‘밤’ 등의 제목으로 자작시를 연달아 올렸다. 그는 ‘밤’에서 ‘어린 자식 바다에, 배 속에 갇혀 있는데…(중략)…괴로운 밤, 불신의 밤, 비까지 내려’라고 적었다. ‘가족’에서는 ‘캄캄한 바다도, 자식 사랑을 잠재우지 못하네요’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성 글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의 시에 대해 “한가하게 운율 맞추며 시나 쓸 때냐” “부적절한 처사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이에 김 지사는 18일 트위터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는 “참담하고 비통한 제 심정을 짧게 표현한 것이다. 오해를 초래하게 돼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도 지난 16일 트위터에 ‘아 어쩌랴. 꽃도 피기 전에. 저 바다에. 하늘도. 땅도. 할 말을 잃었다’는 내용의 시를 올려 “경솔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연일 트위터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쓰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17일 ‘비통하다. 우리(정부)의 수준이 부끄럽다’고 했다. 18일에도 ‘이렇게 무기력할 수 있느냐. 우리 실력이 형편없다’고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위로 글보다 대책과 법안을 준비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방선거 출마자들 애도글 빙자한 홍보성 문자도
6·4지방선거에 출마한 일부 예비 후보들은 ‘오늘부터 후보 활동을 멈추고 시름에 빠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식의 홍보성 문자 메시지를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애도 글을 빙자한 홍보성 문자메시지는 대부분 ‘애도한다. 선거운동을 중단한다. ○○○ 후보’ 이런 식이다. “국가적 참사를 선거홍보에 써먹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장 방문했다가 “사진 찍으러 왔나” “뭐하러 왔느냐” 비판 받은 정치인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여야 당 대표와 지방선거 출마자 등 상당수 정치인들은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가 반발만 샀다. “사진 찍으러 왔느냐” “선거 때문에 온 것 아니냐”는 등의 격렬한 항의에 부닥친 것이다.
여야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이들은 사고 직후 곧바로 현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피해자 상당수가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인 만큼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탠다는 차원에서 현장에 내려갔다. 새누리당의 남경필·정병국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원혜영 의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은 사고 당일인 16일 진도에 내려가 18일까지 사흘째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남경필 의원은 16일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여기 뭐하러 왔느냐”라는 항의를 받았다. 남 의원은 17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대통령께서 지금 현장에 방문하셨다”고 말했다가, “됐다. 책임질 사람도 없고”라는 등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도 가족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받았다고 한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가 “당장 나가달라”는 가족들의 반발만 들었다.
송영길 인천시장.
새정치연합 이윤석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6일 해경 경비정을 타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가 “국회의원직이라는 특권으로 실종자 가족은 타지 못한 경비정을 탔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이 나서 “그 배에는 이윤석 의원 일행과 해경 구조요원 16명, 부모 두 명이 승선했다. 해경이 안전상 이유로 밤중에는 학부모들을 원하는 대로 다 태울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가족 두분만 태운 것이다. 국회의원 특권으로 배를 탄 게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치인들의 현장방문에 대해 인터넷상에서도 “정치인들이 가면 구조 작업에 방해가 된다” “거기까지 가서 선거운동하냐”라는 비판적 글들이 많다. 이런 여론 때문에 여야는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현장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출처;프레미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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