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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판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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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법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을 재판하면서 불법 촛불시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판사가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박재영(41·사시 37회·사진) 판사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판사는 2009년 2월말 정기 법관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박 판사는 동지의 취재에 응하며 “내 생각들이 현 정권의 방향과 달라 공직에 있는 게 힘들고 부담스러웠다”면서 “지금과 같은 정부의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듯해서 공직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최근 검찰권이 계속 강화돼 법원이 큰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하는데 혼자만 도망친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는 것이다.
독립신문은 박판사의 위와 같은 발언이 심각한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본인의 의식이 전근대적이며 편의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판사 개개인을 모두 ‘각각의 헌법기관’으로 예우한다. 어떤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법과 원칙대로 판단을 내려달라고 제도적 보장을 해주는 것이다. 법치(法治)는 근대 민주국가의 등뼈다. 민주국가에서는 어느 누구라도 법 아래에 있다. 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자기 멋대로’ 판결을 내리고 사람들을 처벌하는 권한을 가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박판사는 불법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광우병 대책위원회 조직팀장 안진걸씨의 재판을 맡아 진행하던 작년 10월, 안씨의 신청에 따라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앞서 박 판사는 작년 7월 안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개인적으로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라며 피고인을 두둔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근거를 들어 독립신문은 박 판사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당신은 법률에 따라 재판하는 판사인가 아니면 소신에 따라 재판하는 판사인가. 당신의 소신이 객관적으로 옳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당신이 지난 정권 하에서 사표를 쓰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생각과 정권의 방향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당신이 그동안 내려왔던 판결들은 특정정권의 특정이념을 선양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대한민국 헌법은 판사들을 존중하지만, 판사라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법을 해석하고 재단하는 특권을 허여하지는 않는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는 누릴만큼 누리면서도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사람들을 독립신문은 ‘비겁자라고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독립신문 사설
출처 독립신문 http://www.independ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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