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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대신 막말로 얼룩진 국회 '선진화법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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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정치를 결산하다③>'발목 잡기' 속수무책 개정 논의 답보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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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02 09:39
백지현 기자(bevanila@dailian.co.kr)
국회선진화법 도입으로 해마다 신문지면을 도배하던 ‘몸싸움 국회’라는 자취는 사라졌지만, 국정이 마비돼도 속수무책인 ‘식물국회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식물국회의 싹을 자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진화법 개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날치기’등 다수당의 반민주적 관행을 막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선진국회로 발돋움하기 위해 19대 국회는 선진화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재정당시 합의정신은 온데 간데 없고 남은 건 ‘국정마비’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이견이 있는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집권여당이 재적의원 과반수를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한건의 법안통과도 힘들다는 의미다.
문제는 선진화법이 정치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나타나는 폐해다. 당리당략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정기국회를 파행으로 몰거나 시급한 정부정책을 발목잡을 경우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올 한해 우리는 선진화법의 폐해를 경험했다.
야당의 반대로 박근혜정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52일 동안 국회문턱을 넘지 못해 새정부의 내각구성이 지연돼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명분하에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도입에 매몰돼 국회를 파행시키고 민생을 저버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급히 처리돼야 할 정부정책도 야당이 반대하면 다수당이라도 속수무책이다.
새누리당은 이에 당내 법조인을 중심으로 선진화법의 위헌소지를 검토하기 위한 TF를 꾸려 법률개정 수순에 돌입했지만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화법이 ‘과반 찬성’을 본회의 의결 요건으로 보는 헌법 제49조에 위배된다고 보고 헌법소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내 벽에 부딪혔다.
헌법소원은 ‘기본권’이 침해당했을 경우 구제받기 위한 제도인데, 과연 ‘5분의 3이상 동의가 있어야 법안처리가 가능하다’는 국회 표결권이 기본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한 ‘국회법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헌법소원’이든 ‘위헌’이든 하도 답답하니까 위에서도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라며 수화기 너머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국회법개정안은 타이밍을 봐서 내기야하겠지만 야당의 협조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법을 개정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개정을 못 한다”고 말했다. 국회법의 ‘5분의 3이상의 찬성’이라는 조항이 있는 한 “개정은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개정안을 내는 것은 지금 당장 30분만이라도 낼 수 있다”며 “개정안은 시기를 봐서 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개정안을 내더라도 여당 혼자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개정될 여지가 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개정안을 낸다고 밝혔다.
선진화된 제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국회의원의 ‘입’
선진화되어 가는 제도변화와 함께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국회의원의 ‘입’이다. 몸싸움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막말국회’는 그대로다. 정국의 고비마다 ‘말’이 국정을 파행으로 몰아갔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귀태(鬼胎)’ 발언이 정국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이해찬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국정원과 정말로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 된다”며 대통령을 ‘당신’으로 지칭하는 등 ‘입’이 화근이 돼 또 다시 정국을 뒤 흔들었다.
막말국회로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빈번해지자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월 국회의원의 직무 활동 중 도를 넘는 ‘막말’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기존의 ‘국회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고 규정된 현행 국회법 보다 막말을 하는 장소와 막말에 해당하는 행위의 범위를 더 구체화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직무 활동 중에 다른 사람을 모욕, 비하, 희롱, 위협하는 발언을 할 수 없게 된다.
외국의 경우에는 막말에 대해서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국회법 제119조에 무례한 발언의 금지에 대한 규정을 정해 놓고 이를 어길 시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모욕을 받은 의원은 이를 의원(議院)에 제소하여 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의 경우는 의회나 의장을 모욕하거나, 대통령-수상-정부각료 등 헌법에서 규정한 집회를 모욕, 선동, 또는 위협한 경우에는 견책 을 받고 일정기간 의사당 내 등원이 금지히고 있다.[데일리안 = 백지현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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