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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논리 사수하는 MBC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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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벌´ MBC의 폐해부터 따지는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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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 주체로 열린 ´방송법 개정안의 영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재교 인하대 법대 교수는 방송법 개정이 언론 장악용이라는 야당과 언론노조 등의 주장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통해 방송의 5분의 4를 장악할 수 있는 현재의 체제야말로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기 쉬운 체제"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을 두고 내전(內戰)을 벌이는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지적은 MBC노조가 공영방송임을 주장하며 현 방송법 개정안과 별개의 문제인 ´민영화´를 들먹이며 정권의 언론 장악용이라고 호도하는 이유의 핵심 포인트가 들어있다.
상식적인 논리로, 만일 MBC가 정권의 언론장악을 걱정했다면 다양한 여론이 조성되도록 경쟁구조를 만들어 시장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방문진을 통해 MBC의 지분을 70% 소유하고 있는 현 구조의 문제점을 들고 나와야 마땅하다.
MBC는 주식회사임에도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지분의 전체 70%를 방문진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30%를 정수장학회가 보유하고 있다. 또 MBC의 지배주주로 사장과 임원선임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의 이사 9명과 감사 1명에 대한 임명권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는 구조라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듯 민영인지 공영인지 어정쩡한 형태라는 것이다. 그리고 법률적 구조 형태로 보면 정권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공영방송´이다.
그럼에도 이같이 정권에 지배당하기 쉬운 구조를 두고서 MBC는 오히려 ´민영화´가 정권의 언론장악용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모순된 주장이 나올까?
그 답은 방문진의 현재 임원 구성원에 있다. 따라서 MBC가 왜 ´지금 그대로´를 지키려는지, 새삼 ´공영방송´임을 강조하는지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다.
현재 방문진의 이사장은 내일신문 편집국장을 지내고 한국여성민우회 부회장을 지낸 이옥경씨로 현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의 친언니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지난 2008년 3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시 통합민주당과 언론단체들이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극렬 반대하자 "그동안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지는 가운데서 열린우리당이 방송에 대한 장악음모를 보였던 여러 가지 시도들을 보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이미경 문화관광위원장,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다. 그 언니 이옥경씨가 지금 MBC 사장을 임명할 수 있는 방문진의 이사장이란 말이다. 이런 분들을 다 앉혀 놓고 지금 한나라당이 최시중씨를 내정으로 했다고 해서 방송장악을 하려고 한다는 말은 넌센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방문진 홈페이지에 소개된 임원진 구성을 보면, 이옥경 이사장 외에도 이사인 박우정씨는 MBC 스포츠국 부국장을 역임했고, 조영호씨는 전 한겨레신문 전무, 옥시찬씨는 전 춘천MBC보도국장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쟁의대책국장을 지냈다.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정란씨는 정치적 편향성이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 ´친노´인사다. 또 다른 이사 차병직씨는 오마이뉴스 논설위원을 지냈고 민변 출판홍보위원장을 지낸 변호사이고, 감사인 김정명씨는 전 울산MBC 사장으로 MBC보도국 정치부장의 경력자다.
이렇게 방문진 9인의 이사진 중 단 2인을 제외하고 모두 MBC와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거나, 현 정권을 반대하는 정치적 성향의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이사진으로 구성된 방문진이 계속해서 ´편파´시비 도마에 오르는 MBC에 대해 제대로 된 감사를 할 것이란 기대는 애당초 하기 힘들다. 또한 MBC측에서 볼 때 이러한 이사진으로 구성된 방문진의 ´보호´를 받는 ´공영방송´ MBC야 말로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이사진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인 8월 이후 과연 MBC는 어떤 논리를 들고 나와 "´공영방송´ 사수가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공정언론을 수호하는 것"임을 내세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예컨대, 현 정권이 자신들과 가까운 인물들로 방문진의 임원을 구성할 때도 이 같은 논리로 적극 찬성할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MBC가 주장하는 ´MBC 민영화는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라는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MBC가 반대논리로 내세우는 ´공영방송´주장은 방송법 개정으로 인해 현 지상파 방송사의 독과점 체제가 깨지고 경쟁이 불가피해 파이가 줄어들게 되는 MBC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원된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송법 개정 반대에 동원된 ´조중동 방송´, ´재벌방송´등의 구호 역시 독과점 체제의 이득을 고스란히 누리는 철밥통을 지키고자 현 상태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동원된 정치구호에 가깝다.
재벌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허용하되 20%로 제한하는 방송법 개정으로 인해 여론 독점 현상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의 명확한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막연한 주장으로 신문과 기업의 방송진출을 원천봉쇄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적 추세인 미디어간 융합에 역행하는 것이고 언론발전을 가로 막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송법 토론회를 통해 "모든 미디어는 당시의 최신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변신해 왔다"면서 "신문에 대해 ´활자체로만 남으라´고 하는 것은 언론의 발전을 가로막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자산규모가 2조 7천억원에 이르고 37개 계열사를 거느린 ´언론재벌´이다. MBC는 또 지상파 방송사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을 7% 이상 가질 수 없게 돼 있는 현 방송법 체계와 달리 ´방송문화진흥회가 최다 출자자인 지상파 방송사업자가 계열회사 관계에 있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이 있어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는 형식으로 돼 있다. MBC는 계열사의 지분을 50%이상 소유하고 있다.
MBC의 이런 재벌 형태의 독점적 구조가 가지는 폐해는 과연 없을까? MBC가 내세우는 ´재벌방송´ 반대 ´조중동´ 방송 반대의 논리가 그래서 공허하다는 것이다. 그같은 반대논리는 가장 우선적으로 MBC에 적용돼 논의 돼야 할 사항이다.
현재 MBC와 민주당을 비롯한 언론노조는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을 ´언론장악´이라는 본질에서 떠난 정치논리로 여론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야말로 미디어 발전에 부합하는 방송법 개정의 대안을 마련해 정직한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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