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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정책 알고싶다면? 당대표 뒷통수를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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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지도부 회의때 뒷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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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2-22 13:04
조소영 기자(cho11757@dailian.co.kr)
▲ 민주당 최고위원회 한장면. 김한길 대표 뒤로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이라는 글귀가 보인다.ⓒ데일리안
배우들이 연극무대에 오르기 전, 관객들은 무대배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곳곳에 놓여있는 소품들을 눈여겨보며 어떤 인물들이 무슨 이야기를 풀어낼지 예측해보는 것이다.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오른다. 연극이 시작해도 관객들은 인물뿐만 아니라 배경을 참고삼아 이야기를 이해한다. 사실상 배경이 연극 전체를 설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같은 ‘배경의 힘’은 연극무대에서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발휘된다. 새누리당은 이 배경을 우리나라 말인 벽과 영어인 보드(Board·판지)를 섞어 벽보드, 민주당은 백드롭(Backdrop·배경)이라고 부른다.
아침마다 각 당에서 열리는 여야 지도부 회의에서 지도부는 꼭 각 당의 당색(黨色)이 전면에 칠해지고 당로고가 박힌 배경 앞에 앉아 모두발언을 한다. 국민은 설사 인물이 누군지 몰라도 배경만으로도 어느 당인지 유추할 수 있다. 여기에 각 당은 당의 핵심정책을 구호로 만들어 배경에 넣는다. 언론은 이 모습을 담고, 국민은 이를 통해 각 당을 접한다. 이 때문에 각 당은 회의가 열리는 국회 대표실, 원내대표실, 새누리당은 당사까지 배경에 신경을 쓴다.
민주당은 배경을 활용하는데 각별히 힘을 쏟는 편이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 현재까지 국회 당대표실은 5번, 원내대표실은 6번 배경을 바꿨다. 횟수가 다른 것은 동일한 문구가 대다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배경은 당시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난 12월에는 대선이 치러졌던 만큼 민주당은 당시 ‘민주통합당’이라는 당명과 뫼비우스의 띠를 형상화한 당로고, 초록색의 당색 등을 부각한 배경을 썼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인 1월에는 ‘국민의 마음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문구를 바꿨다. 2월에는 ‘다시 시작하겠습니다’였다.
일명 ‘남양유업 사건’으로 갑을(甲乙)관계가 사회적 화두가 됐던 5월에는 ‘새희망! ‘을(乙)’을 지키는 민주당’, 장외투쟁을 하며 국가정보원 개혁을 촉구했던 9월에는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 이기는 민주당!’으로 각각 문구가 바뀌었다. 또 9월에는 영등포 당사를 여의도로 옮기고, 당색, 로고 등도 함께 바꾸면서 이를 배경에 그대로 반영했다. 당초 초록·노란색이었던 당색은 이때 파란색이 됐다. 바뀐 배경은 12월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중이다.
민주당 홍보국 소속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전략국과 홍보국 간 회의를 통해 문구를 바꾼다”며 “당 분위기와 정책을 국민에게 잘 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또 회의가 열린 뒤 사진 기사가 바로 나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계자는 배경 가격은 일반 현수막천 10만원, 그보다 두꺼운 텐트천은 30만원 정도로 장기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땐 후자를 택한다고 전했다.
'대선 1년' 문구는 '화해의 제스처'
새누리당 또한 배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바뀐 횟수는 민주당보다 적다. 대선이 끝난 후 12월 18일 현재까지 2번 배경을 바꿨다. 새누리당 홍보국 소속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배경이 너무 자주 바뀌면 국민에게 인식될 시간이 적다고 판단돼 적당한 때를 봐 벽보드를 바꾸는 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배경을 바꿀시 디자인 기획 비용까지 포함, 배경 가격이 100만원 정도라고 했다.
대선 당시 당색인 빨간색과 깔끔함을 강조하는 흰색을 바탕색으로 깔고, ‘세상을 바꾸는 약속·책임 있는 변화·신나는 대한민국, 준비된 여성대통령 박근혜’라는 문구를 넣었던 새누리당은 대선 승리 뒤 ‘국민행복, 약속실천’으로 문구를 바꿨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내내 강조했던 구호이자 대선 승리 후 새누리당의 공약 실천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후 새누리당은 추석 때 ‘경제탄탄, 민생튼튼’으로 구호를 변경했다. 승리에 도취됐던 마음을 다잡고 민생을 좀 더 구석구석 살피자는 의지를 강조한 것. 여의도 당사 회의실도 이때 ‘새누리는 미래다’로 배경 구호가 바뀌었다. 한동안 이 기조를 유지해오던 새누리당은 19일 3번째로 배경에 변화를 줬다. 이날은 지난 18대 대선 1주년이었다.
새누리당은 국회 당대표실과 당사에 당초 바탕색인 상단 흰색·하단 빨간색을 기본으로 무언가를 건네는 듯한 느낌의 손그림을 포함시켰다. 문구는 ‘먼저 다가가겠습니다,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로 바꿨다. 결국 소통(疏通)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원내대표실은 ‘경제탄탄, 민생튼튼’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당사에 해당 문구로 현수막을 내걸었다. ‘먼저 다가가겠습니다’는 새누리당 당색인 빨간색으로 표현하고,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는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을 썼다. 새누리당 당사와 민주당 당사는 서로 마주보고 있다.
홍보국 관계자는 “최근 여야 정쟁이 너무 격화되는 것 같아 내건 것으로 민주당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며 “파란색도 새누리당이 쓰는 남색에 가까운 파란색이 아닌 민주당의 선명한 파란색을 썼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여야 1년 현수막이 정쟁중심으로 가는 건 국민의 짜증을 유발하는 것이며, 결국 포용해야할 사람은 여당이 아니겠느냐는 논의가 내부에서 있었다”고 전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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