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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소리 듣고싶다면? '대변인격'부터 임명하라이정현, 정당사 최초로 '대변인격' 임명후 윤호중 금태섭 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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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2-22 13:09
이슬기 기자(wisdom@dailian.co.kr)
▲ 사진 왼쪽부터 윤호중 민주당 의원, 금태섭 변호사, 이정현 홍보수석. ⓒ데일리안
‘이정현, 윤호중, 금태섭’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변인격’이라는 것.
통상 정치권에는 ‘대변인’이 있고 그 외 ‘대변인격’이 따로 존재해왔다.
일반적으로 대변인은 특정한 누군가를 대신해 의견이나 태도를 표명하는 사람으로, 대통령이나 당대표 등의 특정 직책 또는 정부 부처나 단체에서 대변인을 뒀다.
반면 ‘대변인격’은 어떠한 자리도 맡지 않았지만 유명세를 타는 특정 인물이나 국회의원이 언론을 상대하기 위해 자신의 입을 대신해 두는 측근으로, 주요 직책을 맡지 않았는데 대변인이라는 당직을 붙이는 것이 적절치 않아 언론계에서 만들어낸 용어다.
‘대변인격’의 시작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이 수석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공보단에서 활동했다. 박 전 후보가 경선에서 패배하고 사실상 정치적 침묵기를 보내던 때에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관심이 잦아들지 않자, 이 수석은 정당사에서 최초로 ‘대변인격’이라는 자리를 맡아 박 전 대표의 생각과 행보를 알리는 역할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그 분의 말은 한 번도 내 생각과 다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대통령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11월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대표가 인터넷 팟 캐스트 ‘나는 꼼수다’(나는 꼼수다)에서 2006년 4월~6월까지 박 대통령 측과 국민연금법 개정안 관련 비밀협상을 약속했다가 결렬된 것을 언급, 박 대통령의 반대를 이유로 들며 “합리적 정책판단 능력이 거의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 당시 박 대표가 테러를 당해서 병원에 누워있던 사실을 미처 생각 못했나”라며 “영수회담을 여야협상의 선물로 활용했다면 정상적인 정권이라 할 수 없다. 박 대표한테 확인해보니 영수회담도, 3000억 얘기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3년에 ‘안철수 신당’이 정치권을 강타했다면 2011년 신당설의 중심에는 박 대통령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결국 한나라당을 나가고 신당을 만든다’는 것.
박 대통령이 “신당은 없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지만 이와 관련한 무수한 설은 물론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박근혜 흔들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근혜 대표를 흔든다고 그랬는데, 박근혜 대표를 흔들다가 밤송이 맞아서 머리통 터진 사람 많다”라며 “누구를 막론하고 박 대표를 인위적으로 흔들려고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은 반드시 밤송이를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이렇듯 전 매체를 홀로 상대하며 하루에 200여 통의 전화를 받느라 휴대전화 배터리를 12개씩 가지고 다녔다는 일화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선거를 3개월 앞두고 대선캠프 공보단장으로 임명됐으며, 이후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홍보수석에 임명되어 ‘대통령의 입’으로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최근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통령을 향해 ‘부친 전철 밟을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 수석이 “언어 살인, 국기 문란, 위해 선동 조장, 암살 가능성 발언” 등의 강한 표현으로 반발하면서 야권으로부터 ‘대통령의 호위무사’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여정을 위한 시작점이다”
이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요즘 가장 ‘핫’한 대변인격 인물,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지난 달 29일 문재인 의원의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열었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문 의원이 기자들과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도 동석, “당부말씀이 있다. 되도록이면 질문을 편하게 해주시고 가정법은 되도록 안 쓰시는 걸로 해 달라”며 문 의원이 편히 발언할 멍석을 톡톡히 깔아 두었다.
그는 먼저 “(문 의원이)끝이 시작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사실상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는 것을 밝히신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문을 연 뒤 “그간 소회도 남다르실 것이다. 그런 말씀을 하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지난 해 대선 당시 문 의원의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데 이어 안철수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새정치 공동선언 실무팀의 민주당 간사직에도 앉은 바 있다.
최근 ‘새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로 전국 순회가 한창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 역시 일찍이 대변인격을 두었다.
일단 새정추의 대변인인 금태섭 변호사를 꼽을 수 있다. 새정추에서 공식적으로 ‘대변인’이라 명명했지만 안 의원이 특정한 직책을 가지지 않았기에 사실상 금 변호사 역시 대변인격이 맞다.
새정추가 첫 회의를 연 지난 9일, 취재진 앞에 선 금 변호사는 대변인 자격으로 회의 결과를 브리핑 했다.
금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새정추의 기본 운영방향과 기본사업계획, 새정추 내의 조직도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격일로 예정된 회의 회에도 시도 순회 설명회와 국민 토론회 등을 소개하며 기자들의 물음에 답했다.
올해 새정추 출범 전부터 안 의원 측 공보담당으로 활동한 그는 2012년 새누리당 관계자로부터 ‘대선 출마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의혹을 해명하는 등 ‘안철수의 입’역할을 맡아왔다.
안 의원은 앞서 서울대 교수 시절에도 대변인을 둔 적이 있다. 그는 대선 출마 입장도 밝히기 전인 지난 해 9월, 이미 유민영 에이케이스 수석컨설턴트를 대변인으로 두고 그를 통해 “안철수 원장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국민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당시 안 의원이 대선 후보도 아닌 교수 신분에 불과했기에 유 전 대변인은 ‘대변인격’에 해당하는 셈이었으며, 안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안철수 캠프의 대변인 직을 맡았다.
이외에도 정치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수많은 대변인격들이 있다. 각 당의 계파에 따라 해당 집단 수장의 측근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자들이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을 취재하기 위해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거는 등 계파의 수장 대신 측근과 먼저 접촉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도 결국 대변인격으로 불릴 수 있겠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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