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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무능력과 조급증이 장성택 숙청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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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에 대한 군사재판의 판결문을 보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를 꾸몄다는 반역죄를 뒤집어 씌운 이유가 경제적인 것임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하자마자 핵과 경제 병진정책을 추진하였는데, 이것은 김정일의 핵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난 것이며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노선의 변화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국제사회의 투자 기피로 인해 경제발전은 쉽게 달성할 수 없다. 외화벌이도 신통치 않다. 그렇다면 제한된 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북한 사회를 이끌어 가자면 내핍과 우선순위에 따른 자원의 집중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 때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는 세력의 불만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김정은은 자신이 내세운 핵과 경제 병진정책에 의해 경제적 사정이 쉽게 호전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듯 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각 세력 간 자원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못하고 한쪽의 요구에 밀려 장성택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같다.
장성택을 중심으로 하는 당 행정 관료들은 경제발전에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려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군부는 핵개발 및 군사력 확충에 제한된 자원을 집중하기를 원했을 것이다. 군부의 핵개발은 3차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성공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었으나 경제개발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국제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조정해야 할 사안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정은이 생각하기에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것이 장성택의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낮기 때문이며 역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 여력이 없으니 경제발전에 투입할 자원과 군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자원을 모두 다 충족시키기에는 가용한 자원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김정은이 유능한 지도자라면 이 어려운 상황을 각 세력을 다독거리고 설득하고 또는 위협도 하면서 장기적으로 천천히 풀어가려고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각 세력의 요구를 조정할 능력도 없고 한꺼번에 성과를 내어야 한다는 조급증이 장성택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판결문에 보면 "장성택은 당과 국가의 최고권력을 가로채기 위한 첫단계로 내각총리자리에 올라앉을 개꿈을 꾸면서 제놈이 있던 부서가 나라의 중요경제부문들을 다 걷어쥐여 내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을 수습할수 없는 파국에로 몰아가려고 획책하였다"라는 표현이 있다. 자원 분배를 두고 장성택과 군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존재하였음을 짐작케 한다. 또한 "놈은 ... 위원회,성,중앙기관과 도,시,군급기관을 내오거나 없애는 문제,무역 및 외화벌이단위와 재외기구를 조직하는 문제,생활비적용문제를 비롯하여 내각에서 맡아하던 일체 기구사업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손안에 걷어쥐고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함으로써 내각이 경제사령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할수 없게 하였다" 하였다. 뿐만 아니라 "장성택은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도록 하여 ... 라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５０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고 하였으며, "２００９년 만고역적 박남기놈을 부추겨 수천억원의 우리 돈을 람발하면서 엄청난 경제적혼란이 일어나게 하고 민심을 어지럽히도록 배후조종한 장본인도 바로 장성택이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모두 장성택의 잘못된 정책이나 행동에 기인한다고 매도하고 있다.
판결문에서 "장성택놈은 심리과정에 '나는 군대와 인민이 현재 나라의 경제실태와 인민생활이 파국적으로 번져지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다는 불만을 품게 하려고 시도하였다.'고 하면서 정변의 대상이 바로 '최고령도자동지이다.'고 만고역적의 추악한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놓았다"고 장성택의 발언을 인용하였다. 여기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장성택이 김정은에게 경제적 문제와 관련하여 상당한 건의를 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직언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개성공단을 보아도 군부에서 폐쇄하려고 하였으나 다시 재가동하게 된 것도 장성택과 군부의 의견차이가 컸으며 대립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가 쉽게 성사되지 않고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처지여서 김정은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궁지에 몰린 것 같다.
문제는 제한된 자원을 누군가 권위를 가지고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각 세력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데, 김정은은 군부의 요구를 제어할 능력을 상실하여 군부, 그것도 신군부의 요구에 밀려 장성택을 친 것 같다. 이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결국 제한된 자원을 두고 각 세력간 자기 몫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단 군부가 득세하였으므로 자원은 군부에 일방적으로 투입될 것이다. 그러나 군부가 경제발전에 기여하지는 못할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북괴군의 모험주의는 더 심해질 것이며 군부는 난국을 군사적 도발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타개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북괴군의 도발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결국 장성택의 제거는 김정은의 지도자로서의 무능과 조급증 때문에 장성택을 희생양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권력을 지탱할 양대 세력 중 하나를 제거하였으니 김정은의 권력은 그만큼 약화되었다. 이제 김정은은 군부의 압력에 유효하게 방패막이를 해 줄 세력을 잃었으며 따라서 군부의 압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군부의 판단에 김경희가 장애가 된다면 김경희도 제거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김정은이 사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군부쿠데타에 의해 김정은 자신이 축출될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장차 북괴는 군사평의회가 지배하는 군사집단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2013년 12월14일 15:41분 02초
정창인 박사
출처;자유북진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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