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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제보자 "제보 후회 안한다. 변호인단은 소설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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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입력 : 2013.11.26 20:17 | 수정 : 2013.11.26 20:19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 News1 이광호 기자 지하혁명조직 RO의 녹취록 제보자인 이모씨가 마지막 증인 신문에서 제보한 것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국정원의 압박에 따른 제보가 아니었느냐는 RO 변호인단의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소설쓰지마라"고 잘라 말했다.
이씨는 2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내란음모 혐의 이석기 의원에 대한 9차 공판의 추가 신문에서 변호인단의 질문에 이 같이 대답하며 자의에 의한 제보였음을 강조했다.
이날 검찰은 RO의 5월 모임이 전시 후방교란을 목적으로 하는 등 실체적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고, 변호인단은 제보자 증언 가운데 앞뒤가 맞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2009년 11월 제보자가 RO 지휘원인 이상호 피고인에게 요청해 받은 사상학습 자료 USB의 암호 해독 시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제보자 이씨는 2010년 3월 USB를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사실을 잊고 있다가 10월에 국가정보원 문모 수사관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21일 진행된 6차 공판부터 이날까지 연이어 4차례에 걸쳐 검사 측과 변호사 측의 집중 신문을 받았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변호인의 반복 질문에 여러차례 항의했으며, 이날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변호인단에게 “짜증난다”는 항의까지 했다.
변호인단은 이날도 ‘국정원 프락치 매수의혹설’에 중점을 두고 “국정원의 압박에 의해 제보를 하게 된 것 아니냐”고 이씨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일축하면서 “(변호인단이) 소설을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2010년 8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쭉 녹음을 시도했지만 녹음에 실패한 이유가 심리적 갈등 때문에 못한 것이 아니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어제도 진술했듯 연평도 포격의 영향도 있었고, (공안 사건 관련, 국정원 수사 능력의 한계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이건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국정원이 제보자에게 제공한 경제적 보상에 대한 변호인단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씨는 "2011년 상반기에 처음 돈을 받았다"며 "제보 때문에 당구장을 비울 때 아르바이트생을 쓴 비용과 곤지암 등 지방에 갈 때 기름값 정도로 적은 돈만 받았다.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번씩 최근까지 받았다"고 답했다.
공안사범 신고 포상금에 대해서는 "간첩 신고하면 포상금 나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고, 구체적으로 물어본 적은 없는데 (수사관으로부터) 포상금이 나오겠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검찰 신문에서 이씨는 "올해 3월쯤 RO가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하고 세포결의대회를 여는 등 전쟁상황으로 규정하고 5월 모임에서 '새로운 형태 전쟁 시작됐으니 맞이하자'고 했기 때문에 국지전, 후방교란 등 전쟁준비를 음모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또 "5월 분반토론 시 전쟁대비 구체적 방안 등을 RO 지휘부가 미리 결정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이상호 피고인 등의 발언으로 미뤄 평택 유류저장고나 혜화전화국 등 시설에 대한 정보는 3월에 이미 준비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변호인단이 마지막 질문으로 "어제 증인신문 이후 문 수사관과 전화하거나 만난적 있느냐"고 묻자 "짜증난다. 변호인단 신문 시간도 경과됐다. 답변하지 않겠다"고 증언을 거부했다.
이씨는 재판부가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묻자 "제보한 것 후회하지 않는다. 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에게는 미안한 감정 있지만 이 기회에 자신의 활동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생활해가기 위해 대통합이 중요한 시점이다. 마리스타 회합 내용이 국민에게도 낱낱이 공개돼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8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우산으로 제보자 이씨를 가리고 입장시켰고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가림막 2개를 설치했다.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국정원 문 수사관은 "제보자에게 제공한 실비는 한번에 10만∼20만원 정도이며 장거리 이동 시엔 별도로 주기도 했다"며 "당초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다가 5월 회합 이후 법률검토를 거쳐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5회에 걸쳐 작성한 제보자 진술서 가운데 2, 4회차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 내에 작성돼 사전 작성 의혹이 있는 만큼 증거로 채택돼선 안 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반면 검찰은 해당 진술서가 기본적으로 제보자의 진술과 다름없고 정황상 하등의 문제가 없어 증거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거 채택여부는 검토를 거쳐 추후 결정하기로 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28일 열리는 10차 공판에는 치안정책 연구소 연구원과 설악산 국립공원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나와 RO 결의 내용의 위험성과 이석기 피고인의 경호팀으로 알려진 CNC직원들의 설악산 훈련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출처ㅣ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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