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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전기료 원가회수율 공개해 의혹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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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근혜 대통령 소통과 개방의 3.0정부 역행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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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1-20 16:24
이의춘 편집국장(jungleelee@naver.com)
▲ 이의춘 편집국장
한국전력과 산업부는 왜 전기요금의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공개하지 못하나? 자신이 없나? 아니면 공개되면 뭇매를 맞을 무슨 석연치 않은 사정이 있나?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과 개방의 3.0정부를 실현하려고 노력중이다. 범부처 차원의 3.0정부 실현을 위해 네트워크와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 산업부와 한전은 은폐의혹을 자초하면서 기업들의 공개요구를 묵살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은폐 의혹을 잠재우는 길은 정부가 투명하게 원가회수율을 내놓으면 된다. 그런데도 당국은 여전히 마이동풍이다. 소귀에 경읽기다. 산업부는 19일 산업용 전기료를 6.4%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요금인상안을 발표했다. 인상율은 무려 6.4%나 됐다. 농사용과 주택용은 2~3%로 최소수준으로 조정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서민과 농민들에겐 선거를 의식해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만만한 기업들에겐 요금폭탄을 안겨준 셈이다. 이번 인상안에서도 용도별 총괄원가회수율 자료는 없었다.
정부는 그동안 전력대란과 한전 경영난이 원가에 못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고도 산업화를 이룩하려는 정부의 배려에 힘입어 기업들이 지나친 특혜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계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보다 비싸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2000년 이후 14차례 요금조정으로 산업용 요금인상률은 평균보다 2배나 높은 78% 수준이 됐다. 산업용요금으로 다른 용도에 1조원을 보조해온 점도 주목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은 2년전부터 100%를 넘어섰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한전이 엄살을 떨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원가이상의 전기료를 한전에 충분히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에 발표한 산업용 원가회수율은 94.4%였다. 이듬해 8월에 산업용 전기요금은 6.0% 인상됐다. 이를 합산하면 총괄원가회수율은 100.1%가 돼야 한다. 올들어 1월 4.4%과 11월 6.4% 인상을 감안하면 105%가 넘는다. 기업들은 이제 한전에 원가에 적정이익까지 쳐서 전기료를 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한전의 총괄원가는 원가에 이익까지 포함한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원가회수율이 90%가 넘으면 흑자가 된다. 일반기업의 경우 원가에 포함되지 않는 적정투자보수와 법인세가 한전 총괄원가의 10%가량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올해이후 원전의 가동정지 등만 없으면 경상흑자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양호한 요금부과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의 원가 회수율 산정도 주먹구구식이다. 이명박정부가 2011년 요금을 인상한 후 산업용 총괄원가회수율은 87.5%로 올리기전의 88.7%에 비해 떨어졌다. 전기요금을 인상했는데, 총괄원가회수율은 하락한 것이다. 누가 이런 자료를 믿겠는가? 반면 주택용과 농사용은 오히려 각각 86.4%에서 88.3%로, 32.8%에서 34.6%로 높아졌다. 요금인상이 없었는데도 회수율이 상승한 것이다. 초등학생도 이상하게 생각할 고무줄 수치였다.
정부는 지난해 총괄원가 회수율 추정치도 자주 바뀌고 있다. 의문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추정방법이나 변경원인도 합리적 근거가 없다.
▲ 산자부의 전기요금 용도별 원가회수율 미공개는 3.0정부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진실은폐 의혹을 키우는 모양새다. 사진은 윤상직 산자부 장관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전이 지난해 발표한 총괄원가회수율을 보자. 2012년 5월의 추정치와 2012년 결산 기준 평균 회수율은 88.4%로 같았다. 그러나 산업용 총괄원가회수율은 92.4%에서 89.4%로 떨어졌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누가 이런 자료를 신뢰할까?
철강 석유화학 등 중화학기업들은 고압용 전기를 쓰는 게 특징이다. 고압용 전기는 원가회수율이 산업용 평균보다 높다. 한전의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기료가 급등하면서 핵심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원가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기를 대량으로 쓰는 현대제철은 지난해 8000억원을 냈으나, 이번 6.4% 추가 인상으로 800억원가량이 더 내야 한다. 철강업계 전체로는 연간 2700억원을 더 내야 할 판이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전기료까지 높아져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한전의 경영위기와 전력대란은 주무당국의 정책실패와 잘못된 수요예측에서 비롯된 것이 결정적이다. 이게 주범이다. 그런데도 한전과 정부는 기업들에게 전기료를 마구 올려 경영난을 보전하려 했다. 기업을 봉으로 삼아 위기를 벗어나려 난 것이다.
지난 10년간 주택 및 농업 어민용 전기료가 워낙 싸지면서 이들 업계 종사자들은 난방유나 등유. 벙커C유 등을 쓰지 않고 전기를 펑펑 썼다. 오죽하면 비닐하우스에서도 전기를 사용하고, 해안의 예인선 등도 전기를 마구 사용했다. 유류 등유 등은 국제시세에 연동해 가격을 조정한 반면 전기료는 제대로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나라전체의 전기 과소비를 부채질했다. 부실한 원전운영과 부정부패도 주된 요인이다. 그런데도 전력난의 책임을 기업에게 전가하는 것은 진실을 가리는 것이다. 견강부회의 전형적인 사례다.
정부는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더 높아지기 전에 용도별 총괄원가회수율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살아난다. 석유화학 정유 철강 조선 전자 등 우리나라의 핵심 제조업이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정부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원가회수율을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용도별 전기료를 내놓아야 한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의 첫걸음은 정확한 정보공개에 있다.[데일리안 = 이의춘 편집국장 ]
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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