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해머·전기톱 사건 때 폭력을 휘둘러 고발된 국회의원 보좌진과 정당 사무처 당직자 5명이 3차례에 걸친 검찰 출두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4명, 민주노동당 1명이다. 이들이 검찰 출두를 거부하는 것은 같은 국회 폭력으로 고발된 민주당 문학진, 민노당 강기갑·이정희 의원들도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회 난동 중에서 국회의원들과 함께 폭력을 저지하는 국회 경위의 멱살을 잡아 폭행하고 회의실 문짝을 해머로 뜯어내고 회의용 탁자를 부숴버렸다. 고발되지 않은 사람 가운데는 국회의장이 당직자의 의사당 출입을 막자 의사당 창문을 통해 청사에 들어간 사람만도 수십 명에 이른다. 200명 가까운 비(非)국회의원 전투부대는 본회의장과 본회의장 앞 홀을 구역을 나눠 맡아 통로를 차단하고 민의(民意)의 전당이란 국회를 흙발로 짓밟았다. 회의장에서 휴대용 가스 버너에 라면이나 주꾸미탕을 끓여먹고 폐쇄회로 TV에 불법행동이 증거로 찍히는 것을 막으려고 돗자리로 카메라를 가리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보좌진·당직자들은 지금 이 불법행동을 무용담처럼 늘어놓고 있다. 국회의원이 법이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취급하니 그들도 '상전(上典)'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다. 민주당 수석 원내부대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보좌진 덕분에 투쟁이 성공했다"며 상을 주라고 했다. 지난 10년간 고발된 국회 폭력 5건 모두 여야 간 담합(談合)으로 없던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난동 국회의 주연과 조연들은 이번 사건도 유야무야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국회란 한 나라의 법(法)을 만드는 성스러운 곳이다. 대학병원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스러운 곳은 죽어가는 생명을 관리하는 수술실이다. 이 수술실이 흙발로 짓밟히면 병원 기능은 죽어버린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법을 만드는 곳에서 법을 우습게 알면 대한민국에서 법을 지킬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 법을 만드는 민주주의 성소(聖所)를 관리하는 책임은 국회의장에게 있다. 국회의장이 이런 능력도 없다면 당장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국회의장이 국회 내 비(非)국회의원의 범법(犯法)행동에 대해 경고·출입정지·고발 등의 징계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한 법적 근거를 이번에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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