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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주도한 박사모에 드리는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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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일 박근혜 대표의 ‘소고기 재협상’ 발언이 나왔다. 그날 오후 6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회원 총동원령을 내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단순 가담한 것이 아니다. 박사모는 이 날 오후 7시쯤 집회 장소 맞은편인 대한문 앞에서 ´국민의 생명 위협하는 쇠고기 수입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별도의 집회를 연 뒤 불법 촛불집회 대열에 합류했다. 불법 폭력 집회에 많게는 1만여 명을 동원하던 박사모는 시위참여 3주가 지난 23일에야 촛불집회 참여를 끝내기로 선언했다.
우리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다소 있다고 해서 국가 간에 맺은 약속을 파기하고 재협상을 하자는 것은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지만, 박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는 것은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독립신문이 궁금한 점은, 불법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박사모의 진의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박사모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는 단체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정권획득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집단인가.
촛불집회 참여를 선언하면서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이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에 대해 좌파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쇠고기 수입 반대가) 일부 좌파세력의 목소리가 아닌 전 국민의 목소리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보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사모가 거리에 나서는 순간 촛불 문화행사의 배후니, 좌파니 하는 이명박 정부의 심리전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박사모의 힘이 국민과 함께 해 국민의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미국산 쇠고기를 두고 빚어진 모든 의혹은 MBC의 왜곡방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 과학적 진실이다. 따라서 이 발언만 놓고 보면, 독립신문은 박사모를 ‘좌파의 선전선동에 넘어간 순진한 얼간이(useful idiot)’라고 봐줄 수도 있다. 문제는 다음 발언이다. 당시 박사모는 총동원령과 촛불집회 참여 이유에 대해 “친박 의원들의 복당 시한인 5월 31일이 지났고, 두 차례에 걸친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이 무시됐으며, 장관 고시가 강행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등학생이 주축이 됐던 행사에 가정을 지키는 주부와 넥타이 부대와 어르신들까지 나서 촛불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그 수가 10만이니 곧 100만이 모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순수한 시민의 움직임을 좌파의 음모니, 배후니 호도해 오히려 국민들이 더 큰 소리로 비웃어 버리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사모는 또 “박사모가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박사모의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1일 전 회원에게 총 동원을 준비할 총대기령을, 2일 오후 6시 총동원령을 발동한다”면서, “박사모가 거리에 나서는 순간, 촛불 문화행사의 배후니, 좌파니 하는 이명박 정부의 심리전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애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었으나 조금만 더 늦으면 불도저로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립신문은 박사모의 이 발언이 ‘합법적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폭력혁명을 통해 뒤엎어야 한다’는 좌파의 평소 주장과 얼마만큼 차이가 있는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나라야 어떻게 되든 말든, 친박 복당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으니 불법 폭력세력과도 손을 잡고 정권을 차지하고야 말겠다는 주장과 무엇이 다른가. 그렇게 정권을 잡아서 만들려고 하는 나라는 도대체 어떤 나라라는 말인가.
이런 관점에서 독립신문은 박사모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헌법적 가치가 중요한 사안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정권획득이 더 중요한 일인가. 박근혜 대표는 박사모의 촛불집회 참여 선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지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만두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이런 암묵적 동조는 박사모의 강기갑 선거운동 참여 때부터 반복된 행태였다. 정치현안에 대해 짧고 강렬한 단문으로 분명하게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정치인 박 대표의 미덕이다. 다른 현안이 불거졌을 때처럼, 박 대표가가 한 마디만 분명하게 의견을 표명했더라도 박사모는 강기갑 의원을 돕고 불법 폭력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을 터이다. 박사모는 자신들이 보낸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에 답장이 없었기로 촛불집회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독립신문은 ‘박근혜 대표와 박사모께 드리는 공개서한’으로서 이 글을 발표한다. 박근혜 대표 혹은 박사모 관계자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하는 바이다.
독립신문 사설
출처 독립신문 http://www.independ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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